자유한국당이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둔 가운데 황교안‧오세훈 등 유력 당권 주자들이 당권 행보를 본격화했다. 두 사람은 나란히 한국당의 지지기반이자 전통적 텃밭인 ‘영남’을 방문해 세 다지기에 나섰다.
21일 한국당 등에 따르면 황교안 전 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각각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를 찾았다. TK와 PK에는 한국당 책임당원의 절반가량이 몰려있는 지역으로 이곳 민심 향방이 전당대회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황 전 총리는 ‘전대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막 정치에 들어와서 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 있다”며 “국민 뜻에 어긋나지 않는 결정을 하겠다”고 했다.
최근 언론 담당자 영입에 나서는 등 전대 캠프를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황 전 총리는 조만간 공식 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황 전 총리는 영남 행보를 시작으로 22일 충청권으로 넘어간다. 공식 출마를 선언하기 전까지 전국을 돌며 외연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날 창원을 시작으로 PK(부산‧경남) 일정을 시작한 오 전 시장은 시‧도당에서 당직자들을 만나 지역 현안을 듣는 자리를 가졌다. 오 전 시장은 창원 방문 이유에 대해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수백 개 업체가 감원을 고려할 정도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일자리 참사 현장이 바로 창원이기 때문에 첫 일정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선 “아직 정한 바 없다”고 짧게 답했다. 오 전 시장은 최근 황 전 총리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선 “시작하는 단계라 많은 국민들이 어떤 기대를 담아서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분의 비전이나 정치적 역량, 각종 검증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우열이 가려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권역별 방문을 마친 뒤 이달 말쯤 본인의 저서인 ‘미래’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당권 도전을 공식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 사람의 이 같은 행보는 당내 지지기반을 강화하고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국당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각각 9인으로 구성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와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를 공식 발족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선관위원장에 임명됐고 부위원장은 김석기 당 전략기획부총장이 맡았다. 전대준비위원장과 부위원장은 정갑윤 의원과 김성원 당 조직부총장이 각각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