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수출 조짐이 심상치 않다. 수출을 견인해온 반도체가 주춤하면서 1월 들어 전체 수출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도 비상등을 켰다. 올해 수출여건이 쉽지 않다고 판단, 범정부 차원의 수출 컨트롤타워를 세워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조업일수(14.5일)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은 17억7000만 달러로 15.5일이었던 1년 전(19억4000만달러)보다 8.7% 감소했다.
1∼20일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1월 한 달 수출도 지난달에 이어 두 달째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1월 수출이 감소로 확정되면 2016년 9∼10월 이후 처음으로 두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이 같은 수출 감소세는 반도체 약세가 주된 원인이다.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의 경우 1∼20일 수출이 28.8% 감소했다.
올해 들어 반도체는 공급이 늘면서 가격도 덩달아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 2년간 공급 부족으로 누렸던 호황기가 막을 내리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좋았던 실적 탓에 올해는 상대적으로 감소세가 더 커 보이는 ‘기저효과’도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24.0%), 선박(-40.5%) 등의 수출이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승용차(29.0%), 무선통신기기(8.1%), 자동차 부품(0.2%) 등은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수출 상황도 녹록지 않다. 1∼20일 대(對)중국 수출이 22.5%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한국의 대중 수출에도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중국 진출 한국기업 10곳 중 4곳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요가 줄고, 글로벌 교역 악화 등이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산업부는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 이날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민·관 합동 수출전략회의'를 긴급히 열었다. 장관이 관계부처 차관급, 수출지원기관, 업종별 협회장 등을 소집해 수출 상황을 점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