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다. 이른바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WEF는 '더 나은 세계를 위한 헌신'을 강조하지만, '부자들의 잔치'라는 비판을 받기 일쑤다. 자본주의와 세계화를 추구하는 신자유주의 엘리트들이 스키 휴양지에서 얼마나 대단한 논의를 벌이겠느냐고 비꼬는 이들이 많다.
블룸버그는 20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에 단골로 참석하는 억만장자들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이 무너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다고 보도했다. 이 모임이 '부자들의 잔치'임을 방증하는 증거인 셈이다.
주목할 건 2017년 오픈소사이어티 재단에 180억 달러를 기부한 소로스를 제외한 11명의 자산이 10년 새 급격히 불어났다는 것이다. 소로스까지 포함한 12명의 자산 증가폭이 평균 384%나 됐다. 재산을 5배 가까이 늘린 셈이다. 저커버그가 1853%로 증가폭이 가장 컸고, 그 다음은 베니오프(823%), 슈워츠먼(486%), 머독(472%) 등의 순이었다.
블룸버그는 리먼브라더스 붕괴 사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등으로 정치·경제적 혼란이 상당했던 지난 10년간 이들이 재산을 1750억 달러나 늘린 건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미국 가계의 부는 제자리에 머물렀다.
스위스 은행 UBS와 다국적 회계컨설팅업체 PwC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재산은 2009년 3조4000억 달러에서 2017년 8조9000억 달러로 162% 증가했다. 다보스포럼 단골 참석자들의 재산 증식 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뛰어났던 셈이다.
블룸버그는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초저금리·양적완화 정책 등이 주식을 비롯한 자산 가격을 띄어올려 부자들이 부를 불리는 걸 뒷받침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