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이마트24, 신사업 확장 놓고 숨고르기?

2019-01-1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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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제품 철수, 과포화된 주유소사업 확장에 의구심

점주들 "충분한 협의 없이 추진…재계약 여부 고려할 것"

이마트24 매장 전경 [사진=이마트24 제공]


수익성 악화와 미니스톱 인수 불발 등 궁지에 몰린 편의점 이마트24가 사업 다각화에 분주하다. 문제는 일부 사업은 긍정적이란 평가지만, 무분별한 신사업 확대와 노브랜드의 철수는 최근 가맹점주의 불만을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편의점 업계는 자율규약과 최저임금 상승이라는 두 가지 악재로 시름을 앓고 있는 상태다. 이에 업계 후발주자인 이마트24는 겹치는 상권 정리와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되레 기존 가맹점주의 불만을 키우는 처사란 게 업계의 지적이다.
우선 노브랜드 전문점과 상권이 충돌한다는 지적이 계속 되자, 이마트24 점포 내에서 노브랜드 제품의 완전철수를 결정했다. 하지만 노브랜드 철수 결정 이후 본사와 가맹점주의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이마트24의 모회사인 이마트는 노브랜드의 시작이 대형마트에서 시작했고 향후 노브랜드 전문점과 이마트24간 상권 충돌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마트24 가맹점주들은 노브랜드 전문점의 가맹사업을 위한 조치로, 이마트24에서 노브랜드를 통해 적잖은 고객유입 효과를 본 만큼 앞으로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특히 일부 점주들은 이마트24의 창업 가이드북에 제시된 노브랜드 취급 목록을 제시하며, 충분한 협의 없이 본사가 노브랜드 퇴출을 결정한 것은 가맹점주들을 기만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과거 창업 가이드북에는 이마트PL이라는 단어가 명시돼, 모회사 관련 상품의 유통을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이 발견됐다.

최근 이마트24가 신사업으로 제시한 주유소 사업도 가맹점주들은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언뜻 새로운 형태의 편의점 신사업을 예상할 수도 있지만, 이는 업계 간 마찰을 야기하고 수익 현실화에 대한 의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당장 한국주유소협회에서 항의가 나왔다. 협회 관계자는 국내 주유소 시장은 현재 과포화 상태로 평균 영업이익률이 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현재도 적은 마진에 타 업종의 유통사까지 끼어든다면 자영주유소가 큰 피해를 본다는 것. 이에 이마트24는 편의점은 리테일 서비스가 기본이며 주유는 많은 서비스 중 하나라고 답했다.

이마트24 가맹점주들도 반신반의하는 상황이다. 휘발유 역시 담배 술과 같이 세금이 많이 포함된 상품이라, 마진율이 낮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또 면적 확보 부담이 큰 편의점에서 주유서비스를 펼치면 추가적인 비용투입으로 수익이 날지도 의문이란 게 중론이다. 가맹점주들은 주유사업이 일반적인 유통사업보다 많은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일반 가맹점은 펼치기 힘든 사업인 점도 한계란 지적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업계 자율규약과 최저임금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타격을 받자, 업계도 다양한 신사업을 고민하는 단계”라며 “하지만 이마트24처럼 기존 가맹점주들과 원활한 소통 없이 신사업을 펼칠 경우, 향후 재계약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주유소 사업의 경우는 기존의 폐점이 많은 점포를 중심으로 자영업자들에게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하는 형태로 진행되며 결코 가격경쟁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며 "노브랜드의 경우 상품의 사이즈와 브랜드의 특성 면에서 편의점보다는 마트를 중심으로 기획된 상품이라서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이며 이마트24의 PB상품도 경쟁력을 더 갖추는 방향으로 꾸준히 노력 중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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