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비롯한 투기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국민 중 절반가량은 가장 유리한 재테크로 '부동산 투자'를 꼽았다.
특히 40대와 서울,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부동산 투자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중산층 이상 계층일수록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는 셈이다.
◆돈 버는 재테크…땅·토지 > 부동산 > 예·적금
11일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까지 사흘간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재테크 방법, 부동산 정책평가와 집값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9%는 '부동산이 가장 유리한 재테크 방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땅·토지'(27%)와 '아파트·주택'(22%)였다. 지역별로는 △서울(62%), 연령별로는 △30대(61%),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59%), 생활수준별로는 △상·중상(57%) 등에서 특히 높았다.
이어 △은행 예·적금(25%) △주식(6%) △채권·펀드'(4%)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1%) 등의 순이었다. 15%는 의견을 유보했다.
'한국갤럽'의 과거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부동산 재테크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인 2000년 14%에서 2006년 54%까지 증가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선 2014년 38%로 하락했지만, 지난해 다시 50%로 늘었다.
반면 '은행 예·적금'은 2000년 74%에서 지난해 23%까지 하락했다. 이는 저금리 기조와 무관치 않다. 국내 주요 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외환위기 직후 연 18%를 웃돌았지만, 2001년 연 5% 선으로 급락했다가 지난해 연 2%를 밑돌았다.
지난해 초 전국을 강타한 비트코인 열풍은 꺼졌다. 지난해 조사에서 가상화폐는 주식과 같은 5%를 기록했지만, 올해 조사에선 1%로 감소했다.
◆국민 39% "올해 집값 내릴 것"…42% "정책 잘못됐다"
올해 집값 전망에서는 응답자의 39%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오른다'고 전망한 응답자는 28%였다.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는 응답자는 23%로 집계됐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집값 하락 전망이 상승 전망을 앞선 것은 2년 만이다.
집값 상승 전망은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직전 50%에 달했지만, 9·21 대책 이후 43%로 한풀 꺾였고, 올해 1월에는 28%까지 떨어졌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2%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잘하고 있다'는 32%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긍정 평가는 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부정 평가는 13%포인트 감소했다. 26%는 평가를 유보했다.
부동산 정책 '부정 평가자'는 주택 보유별로 볼 때 다주택자(55%)가 1주택자(44%)와 무주택자(37%)보다, 집값 전망별로는 상승 전망자(49%)가 하락·보합 전망자(41%·36%)보다 각각 높았다.
한편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임의전화걸기(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뒤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