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스마트폰 사업에서 쓴맛을 봤다. 역성장 중인 글로벌 시장 환경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부진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와 폴더블폰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모멘텀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이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6%, 28.7% 감소한 수치다.
같은 날 LG전자 또한 매출 15조7705억원, 영업이익 753억원의 4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 79.5% 하락한 수치다.
4분기 실적 악화에는 MC사업부의 적자 행진이 영향을 끼쳤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증권가에서는 MC사업부가 15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은 물론 적자 폭도 커졌다고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MC사업부의 4분기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1200억원 감소한 1조9210억원으로, 영업손실은 670억원 늘어난 2130억원으로 점쳤다. 하나금융투자 또한 매출 2조2239억원, 영업손실 2041억원으로 내다봤다.
양사가 나란히 스마트폰 사업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은 구조적인 요인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입지를 회복할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최초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4억4000만대로, 전년 대비 5% 가량 축소됐다. 삼성전자 출하량 또한 2억9400만대로, 5년만에 3억대 밑으로 떨어졌다.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의 큰손인 중국에서의 성장세 둔화와 상관이 있다. 중국 시장은 2017년 처음으로 -4.9%의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7.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저가 제품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평균판매단가가 떨어진 것 또한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서 반등을 꾀할 수 있는 카드로 5세대(5G) 이동통신과 폴더블폰을 꼽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오는 3월 공동으로 5G를 상용화한다. 한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5G 지원 스마트폰 또한 자연스럽게 보급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보급은 2020년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목소리도 있다.
상반기 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또한 새로운 폼팩터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SA는 폴더블폰의 글로벌 출하량이 올해 300만대에서 2020년 1400만대, 2022년 5000만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