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경우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사퇴가 보류됐다. 공단 내 1급 등 인사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심 이사장 사퇴가 보류된 데는 최근 청와대가 공공기관장 정치 성향 등을 분석, 문건으로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는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환경부 '블랙리스트'가 고용노동부로 확대될 조짐이다.
7일 공단에 따르면, 심 이사장이 최근 고용노동부에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아직 수리가 되지 않았다.
지난 2016년 11월 제8대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심 이사장의 임기는 2019년 11월까지, 임기가 10개월가량 남아 있는 상황에서 사퇴 표명이라 석연치 않았다.
현재 사퇴 여부가 보류돼 심 이사장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는 등 손발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공단은 6일 올해 상반기 2급(부장) 승진자 19명의 인사를 예정대로 단행했다. 하지만 1급 이상 승진 등 인사 발표는 이사장 거취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미뤄지게 됐다.
공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1급 이상 승진 대상자 등 인사를 언제, 어느 수준으로 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사장 거취 여부가 결정된 이후에 인사를 확정,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직원은 “인사가 언제 날지 몰라 산하 병원 등 지방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노심초사하는 상황”이라며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업무가 '올스톱'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고용부 1급 고위관료 출신인 심 이사장은 박근혜 전 정부 때였던 2016년 11월 근로복지공단 신임 이사장에 사전 내정됐다는 설이 돌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그리고 지난달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청와대의 민간 기업에 대한 인사개입을 폭로했다. 이어 청와대 전 특별감찰반 김태우 수사관을 통해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에 대한 ‘환경부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때문에 심 이사장의 사퇴가 받아들여질 경우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일 것을 우려, 정부가 보류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고용부 '블랙리스트' 문건 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공공기관장은 관련법에 따라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사람을 주무 부처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현재 심 이사장을 대체할 인물로 보건의료전문인 강순희 경기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심 이사장 사퇴가 보류된 상황에서 임원추천위가 어떤 인물을 추천할지, 이재갑 고용부 장관이 누구를 제청할지 여부보다 청와대가 점찍은 인물이 누군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