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이하 현지시간) 시멘트 대신 강철로 장벽을 건설할 수 있다는 제안을 들고 나왔다. 멕시코 장벽건설을 두고 민주당과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보안으로 '강철 장벽'을 내밀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전했다. 비상사태 위협도 이어졌다.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가)이 3주째 접어드는 가운데, 백악관 민주당의 협상은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말 내 협상이 있었지만,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다. 80만명에 달하는 연방노동자들의 강제휴가와 무급노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셧다운으로 생계를 위협받는 노동자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앞으로 며칠간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또 으름장을 놓았다. 56억 달러에 달하는 장벽예산안 규모에 대한 양보는 없었다.
백악관은 여전히 셧다운이 더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강철 장벽은 민주당에게 내미는 '올리브 가지' (화해의 제스처)라고 강조했다.
믹 멀버니 백악관 예산국장은 6일 NBC의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강철 울타리(steel fence)'를 만들자는 제안은 민주당이 장벽 입장과 대치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강철로 경계를 만들 경우 민주당은 "봐라, 트럼프 대통령이 더이상 장벽을 건설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하면서 "이렇게 되면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의도적으로 장벽(wall)이라는 단어 사용을 피하고 있는 모양새다.
로이터 통신은 "민주당은 (강철 울타리가 아닌) 이민정책의 수정 등 다른 양보안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날 멀버니 국장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스테니 호이어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당 내에서 논의 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은 일부 공화당원들 사이에서도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인 수잔 콜린스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간 합의점을 찾는 것은 약한 모습이 아니다. 양쪽 모두 듣고 양보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면서 강철과 시멘트 장벽 논쟁에 대해 "기괴하다 (bizarre)”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