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가 최근 공개한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 신고 및 상담 분석 보고서는 지난해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 신고 기간 들어온 총 119건의 신고접수 중 가장 많이 발생한 성폭력 유형이 성추행으로 47.1%인 56건이었고 가장 심각한 성폭력인 강간이 20.9%인 25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중 강간으로 인한 임신과 낙태가 2건 보고되기도 했고 피해자 중 강간 피해가 미성년자 시절에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성적 모욕감을 주는 언어로 인한 성희롱은 10.9%인 13건이었다. 보고서는 단순 성희롱만으로 신고를 하기는 어려워 성추행 이상의 사례가 더 접수될 수밖에 없는 편향이 있어 실제 문화계의 성폭력 유형을 모두 반영한다고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복수의 성폭력 유형이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를 합산하면 34.5%인 총 41건이라는 점도 피해 정도가 심각하다는 점을 미뤄 알 수 있는 부분이라며 문화예술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성폭력은 규제와 감시 밖의 분야라는 업계의 특수성으로 인해 추행이나 희롱이 강간, 유사강간 등 더 심각한 성폭력으로 이어져 피해자들의 피해 정도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12일부터 6월 19일까지 100일 동안 성희롱・성폭력 특별신고・상담센터를 운영한 결과 내방, 온라인, 전화 등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서울해바라기센터(특별신고・상담센터)에 178건, 특별조사단에 별도로 추가 신고한 6건까지 총 184건의 신고사례가 접수됐다.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된 분야는 총 119건 중 20.2%인 24건을 차지한 공연, 예술 분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많은 분야는 16.8%인 20건이 신고된 미술 분야였고 다음은 11.8%인 14건이 접수된 문학/출판 분야, 10.9%인 13건이 들어온 음악 분야였다.
보고서는 공연예술 분야가 가장 많이 접수된 배경으로 문화예술계 미투 운동에서 가장 심각하고 핵심적인 사건이 바로 연극계 성폭력 사건이었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뮤지컬, 무용, 마술과 같은 다른 종류의 공연예술 분야에서도 상당수 신고가 접수돼 신체를 통해 표현하는 공연 예술작업의 특성으로 인해 더욱 성폭력 피해에 취약하다는 것을 미뤄 짐작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미술, 문학, 음악처럼 그 다음으로 많이 접수된 사례는 일종의 ‘도제식’ 훈련이 존재하는 순수예술 분야라는 점에서 그 특성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분야와 달리 이러한 순수예술 분야의 경우 조밀한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어 새로 분야에 진입하는 지망생의 ‘사회적 평판’이 상당히 중요해 지망생 혹은 새내기 작업자는 자신의 평판과 지위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유력 예술계 인사들에게 상당히 취약한 위치를 점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특성은 물론 문화예술계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특징이나, 특히 다른 분야에 비해 시장이 작은 순수예술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보고서는 문체부가 여가부와 협력으로 서울해바라기센터에 위탁해 100일 동안 운영한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 신고상담센터의 신고 자료를 근거로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