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좋은 일만 생겼으면 좋았으련만, 세상살이가 녹록치 않다. 그동안 바삐 사느라 스스로를 다독일 시간이 없었다면, 연말의 하루쯤은 해넘이를 감상하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굳이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서울 도심에서도 근사한 낙조를 즐길 수 있다. 차갑게 얼어붙은 하늘을 따스한 빛으로 물들이는 노을을 감상하며 나의 하루를, 나의 한 달을, 나의 한 해를 위로할 수 있는, 가까워서 더욱 좋은 서울의 낙조 명소를 소개한다.
월드컵 공원에 있는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은 90년대까지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서울에서 밀려오는 쓰레기가 쌓이고 쌓여 불과 15년 만에 100m에 가까운 두 개의 산이 만들어졌다.
악취가 풍기던 쓰레기 동산은 환경 재생사업을 통해 월드컵공원으로 탈바꿈하면서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에서는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공원 입구까지 올라가는 맹꽁이 전기차를 탄다면, 수고로움 없이도 멋진 석양을 만날 수 있어 더 매력적인 장소이다. 공원을 산책하며 호젓하게 여유를 즐겨본다.
해가 질 때쯤 한강변을 따라 난 산책길을 걷다 전망대에 멈춰 선다.
석양은 붉은색 물감이 되어 풍경을 수채화 작품으로 변모시킨다. 가양대교와 방화대교 주변의 한강 풍경, 차량의 행렬이 길게 이어지는 올림픽대로, 캠핑장의 텐트가 늘어선 난지한강공원까지 온 세상을 짙게 물들인다.
낙조만 보기에는 너무 아깝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 인근에 있는 문화비축기지에 꼭 들러보자.
석유를 비축하던 저장 탱크가 있던 산업시설을 활용해 시민들을 위한 공연장과 전시장이 들어선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공간 자체만으로도 이색적인 문화비축기지에서 전시를 감상한 후 하늘공원이나 노을공원에서 노을까지 감상한다면 근사한 반나절 서울 여행이 된다.
※찾아가는 길: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로 나와 경기장 동문 방향으로 도보 1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