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 중국인 해커 기소는 도가 지나친 것” 반발

2018-12-2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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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 中 해커 2명 기소…45개 정부기관·기업·軍 정보 훔쳐

환구시보 "중국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미국 태도 히스테리적"

"미국이 계속 자극한다면 반드시 대응 하겠다"

미국 법무부가 20일(현지시간) 중국인 해커 2명을 기소하면서 한 기자회견장에 게시한 이들에 대한 수배 전단. [사진=연합뉴스]


미국 법무부가 중국인 해커 2명을 기소한 것에 대해 중국 언론이 "이는 미국의 병적인 발상이며 지나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오는 1월 무역협상을 위한 회담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이 인신 구속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로드 로젠스타인 미국 법무부 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정부와 연계해 활동하는 해커 주후아와 장시룽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최소 12개 정부기관과 45개의 미국 기술 관련 기업으로부터 정보를 훔친 혐의다.
해킹 대상 기관에는 미 해군과 항공우주국(NASA), 에너지부 산하 국립연구소와 미국 10여개 주에 있는 방위산업체와 관리 서비스 제공업체, 우주·위성 기술 관련 회사, 통신 기술 회사 등이 포함됐다. 미국 법무부는 “주후아와 장시룽이 10만명이 넘는 미 해군 인력의 이름과 사회보장번호, 생년월일, 급여,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주소 등 개인정보를 훔쳤다”고 설명했다.

로젠스타인 부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는 명백한 부정행위와 절도"라며 "우리는 중국이 무엇을, 왜 하는지 알고 있고 심지어는 누가 키보드 앞에 앉아 있는지도 안다"고 밝혔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기소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21일 오전 '미국의 중국인 해커 기소는 주화입마(走火入魔·일정한 정도나 수준을 넘어 도가 지나침)'라는 제하의 사평을 내고 “이는 미국의 정신병적인 발상”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사평은 “이번 기소에는 중국 정부가 해킹활동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미국이 법으로 중국을 공격한 셈”이라며 “하지만 미국 측 주장에는 중대한 허점이 있고, 악의적인 정치적 의도도 숨어있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그들이 실제로 해킹 행위를 벌였는지 전혀 알 수 없고, 만약 사실이라 하더라도 단 2명의 해커가 거대한 미국 기관과 기업을 상대로 훔치고 싶은 정보를 마음대로 훔쳤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정부는 중국의 해킹 활동으로 1년간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중국의 왜 반도체, 항공기 엔진 등 많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전히 미국에 뒤쳐져 있는 것이냐”고 꼬집고 “미국 주요 기관과 기업은 몇 명의 해커조차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허술하고 멍청한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평은 “중국의 사이버 공격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는 ‘히스테리’에 가깝다”며 “미국은 중국의 빠른 발전이 ‘기술 훔치기’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고 비꼬았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체포는 물론 티베트 상호여행법 서명 등 계속되는 미국의 공격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날렸다. 사평은 “최근 한달간 미국이 지속적으로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며 “중국은 반드시 이에 맞는 새로운 대책을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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