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주주행동주의 IR로 풀어보자

2018-12-2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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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대 한국IR협의회 회장

4차 산업혁명은 산업 생태계를 넘어 사회 전반을 바꾸고 있다. 물론 변화는 두려움을 주지만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 자본시장도 마찬가지다. 고도화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가 등장했다.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구조화 상품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과거 고금리 시대에는 은행예금만으로도 수익이 많이 났다. 이제는 저금리 기조가 굳어져 위험이 있더라도 투자를 통해 이익을 늘리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정부도 이를 꾸준히 정책에 반영해왔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사모펀드 규제 완화도 모두 투자문화를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얼마 전 기업설명회(IR) 전문가를 모아 '주주행동주의와 기업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주최자인 한국IR협의회는 주주행동주의에 대응할 방안으로 가장 먼저 소통과 IR을 꼽았다. 사실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주주행동주의 순기능보다 역기능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그 이유는 '오너 경영'이라는 특별한 기업문화에서 찾을 수 있었다. 오너가 보유한 지분에 비해 과도하게 주주권을 행사하고 기업 이익이 사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우리 주식시장에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주식도 선진국보다 많다. 이런 이유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오명을 뒤집어썼고, 여기에는 오너 기업이 큰 영향을 미쳤다. 오너 기업은 보유자산을 활용한 기업가치 개선에 소극적이었다. 낮은 배당성향과 부진한 IR 활동으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제는 주주행동주의 펀드가 이런 오너 기업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기업도 주주를 동고동락하는 동반자로 받아들여야 한다. 입양으로 새 가족을 맞아 호적에 올리면 친자식과 구분 없이 똑같은 사랑으로 키워야 한다. 상장으로 새 주주를 맞이할 때도 마찬가지다. 주주명부에 올리는 것으로 끝낼 게 아니라 오너나 다른 구주주와 똑같이 신뢰를 기반으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상장기업이 주주와 신뢰를 쌓으려면, 소통과 IR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주주행동주의라는 파도로부터 항구인 기업을 지키기 위해서도 방파제를 쌓아야 한다. 그 방파제 건설에 필수적인 테트라포드(사방으로 발이 나온 콘크리트 블록)가 바로 IR이다. 상장기업은 IR을 위한 조직과 전문인력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IR협의회와 같은 유관기관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주주행동주의 시대를 맞아 상장기업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주주가치 제고는 어렵다. 투자자도 단기적인 매매차익을 추구하는 투자행태를 지양해야 한다. 장기투자를 통해 상장기업과 윈윈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새해에는 오너 기업이 선제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고, 적극적인 IR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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