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행동주의 활동으로 주주가치 확대가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이달 중순 출시한다. KCGI자산운용도 지난 9월 관련 펀드를 출시해 현대엘리베이터에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하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다.
주주행동주의는 당초 외국계 헤지펀드들이 주도해왔다. 하지만 상법 개정 및 스튜어드십코드 제도 도입 등 시장환경이 변화하며 국내 주요 펀드들이 행동주의 펀드를 만들고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헤지펀드들도 수익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일 영국 헤지펀드 팰리서캐피털은 삼성물산 자사주 소각과 지배구조 개선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MBK파트너스는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고문과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를 추진하고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상법상 주주제안 안건은 주주총회 실시 6주 전까지 전달돼야 해 1~2월에는 주주총회 안건이 전달되어야 한다"며 "연말 행동주의 펀드와 헤지펀드들의 각종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본질은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이 인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의 장기적인 성과보다는 단기간의 주가 상승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주행동주의 활동 초기에는 시장대비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속적으로 성과가 유지되는 사례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주주총회가 끝나는 4월 이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KCGI자산운용과 공방을 벌인 DB하이텍은 4월부터 현재까지 21.7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얼라인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빚었던 에스엠 주가는 8.37% 감소했다. DB하이텍과 에스엠의 주가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각각 97.54%, 23.94%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