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이 내부 분열의 기로에 서있다. 한국당에선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인적쇄신 방침을 두고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고, 바른미래당에선 이학재 의원이 탈당을 결행해 한국당으로 복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한국당에 따르면, 조강특위의 인적쇄신 결과에 대해 대다수 대상자들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마치 특정계파를 숙청하려는 것처럼 얘기하면서 계파논쟁을 되살리려고 하는 부분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며 “제가 비대위에 있는 한 이런 부분은 그냥 지나가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인적쇄신이 특정 계파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다만 당 관계자들은 이번 인적쇄신으로 인한 여파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총선이 1년 4개월여 남아 있고 다음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2월말 3월초 예정돼 있어, 사실상 이번 인적쇄신이 다음 총선 공천에 큰 영향을 못 미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 중진의원은 “총선이 다가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선 가능성’”이라며 인적쇄신의 의미를 축소했다.
바른미래당에선 이학재 의원이 18일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이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17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18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사실상 탈당 결심을 내리고 한국당으로 복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 의원의 탈당설에 대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라며 “그런데 왜 젊은 사람이 뒤로 가느냐”고 말했다.
이어 “절에서 덮으라고 준 이부자리까지 들고 가는 법은 없다”고도 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직을 맡공 있는 이 의원이 한국당으로 옮기면서도 직을 유지하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 의원의 탈당이 다른 의원들의 연이은 탈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출신 한 관계자는 “아직은 탈당을 하기엔 명분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당장 탈당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갈등의 골은 여전하다. 바른미래당 내에선 애초 선거제도 개편과 예산안을 연계시키는 것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다. 손 대표의 단식 중단과 함께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 대표는 당내 분열을 의식해서인지 “앞으로 당의 기강을 잡아야 될 것은 잡아야 된다”며 “새로운 결의를 다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