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창업진흥원 원장이 민간과 소통하며 창업계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김광현 원장은 최근 정부와 민간 창업계를 잇는 가교 역할로 입지를 드러내고 있다.
김 원장은 그의 트위터 만큼이나 유연하고 폭넓게 민간과 소통한다. '민간이 잘하는 것은 민간에 맡기고, 창업진흥원은 정부 계획을 정확하게 집행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 소신이다. 최근 가장 힘을 쏟는 작업은 공공부문에서 주도하는 프로그램은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지우는 것이다. 이에 창업진흥원은 민간과 손잡고 세련된 콘텐츠로 무장해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8' 참가다. 규모를 대폭 키우고 참가 기업을 늘려 대형 게임사 못지않은 부스로 일단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콘텐츠도 전면적으로 바꿔 내실까지 잡았다. OGN에서 9년째 방영하는 게임 예능 '켠김에 왕까지'를 가져와 부스에서 방송 녹화를 진행했다. 무대를 만들고 클템, 성캐 등 게임계 유명인사를 초청해 팬들의 발걸음을 잡았다. 관심은 성과로 이어져 지스타 개막 뒤 1주일간 참여 게임사가 서비스 중인 22개 게임의 신규 이용자가 10만명 증가했을 정도로 효과를 봤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와 개최한 '2018 벤처창업 페스티벌'도 정부 주도 행사에서 볼 수 없는 과감한 시도가 이어졌다. 특히 부산 구남로를 거리 전시장과 스타트업 교류의 장으로 바꾼 길거리 페스티벌은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센터장 시절 그가 시작한 IF(Imagine Future) 페스티벌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절반의 성공"이라며 "내년에는 민간·글로벌 참가자를 더 유치해 미국의 세계적 창업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를 뛰어넘는 세계적 행사로 거듭나도록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낮에는 컨퍼런스를 열고, 저녁에는 해운대 해수욕장이 보이는 카페에 앉아 네트워킹을 하는 스타트업들의 축제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무엇보다 창업자들과의 교감 능력은 과거 디캠프에서도 유명했다. IF 페스티벌뿐 아니라 스타트업 채용 프로그램 디매치를 대학과 연계해 확대하며 대중과 함께하는 창업 문화를 만들었다. 창업가들 사이에서 '광파리 형님'이라 불릴 만큼 격의 없이 지내며 소통한다.
창업 생태계는 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어 가장 기민하게 움직여야 하는 분야다. 첫 민간 출신 창업진흥원장이 경직된 공공부문 위에 심은 혁신의 씨앗이 어떻게 싹을 틔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