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사기범에게 속아 거액을 빌려준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10일 검찰에 출석한다.
광주지방검찰청은 이날 오전 10시 윤 전 시장을 불러 조사를 벌인다.
지난달 16일 의료봉사를 위해 네팔에 갔던 윤 전 시장은 사건이 알려진 후에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 머무르다 지난 9일 새벽 귀국했다.
윤 전 시장은 귀국과 동시에 공항 조사실에서 20여분간 약식조사를 받고 휴대전화는 압수당했다.
검찰은 윤 전 시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업무방해 혐의를 두고 조사 중이다.
윤 전 시장은 권 여사를 사칭한 김씨에 속아 모두 4억5000만원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경찰 조사에서 윤 전 시장에게 ‘재선도 해야 되고,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진술했고,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에 돈이 건네진 것 등을 종합할 때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그러나 윤 전 시장은 “몇 개월만 융통해달라는 말에 속아 보낸 것”이라면서 “상식적으로 공천 대가를 금융권 대출을 받아 실명으로 송금했겠느냐”며 공천 헌금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윤 전 시장이 당시 광주시장직을 맡고 있으면서 김씨 자녀들을 시 산하기관과 사립학교에 취업시킨 점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자녀들을 노 전 대통령 혼외자로 속였다. 윤 전 시장은 해당 혐의는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전 시장은 전날 인천공항에서 “소명할 것은 소명하고, 책임질 일은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