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허준 삼아제약 회장이 임직원에게 막말과 폭언 등을 행사했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전임 직원이 그동안 삼아제약에서 겪었던 내용을 폭로한 것이다.
허준 회장은 직원에게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내리는 자리에서 잦은 욕설과 폭언, 수치심을 주는 내용의 발언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크게 화가 났을 땐 재떨이 등 집기를 집어던졌고, 이 같은 갑질은 주로 공식적인 자리보다는 자신의 집무실 등에서 이뤄졌다.
한 전직 임원은 허 회장이 업무 보고하는 직원에게 쌍욕 등 엄청난 갑질을 해댔다며, 상식을 넘어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허유 회장 아들인 허억 명예회장은 1963년부터 삼아제약 대표를 맡았으며, 2004년 허 명예회장 장남 허준 회장이 사장으로 취임했다. 현재는 허준 회장 경영체제로 가고 있으며, 허 회장 여동생인 허미애 이사도 삼아제약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오너가는 삼아제약의 65%에 가까운 지분율을 차지하고 있다. 허준 회장이 44.36%, 허미애 이사가 13.13%, 허억 명예회장이 3.29%, 허 명예회장 부인인 박진영 여사가 4.80%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허 회장의 이 같은 태도가 오너가(家)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잘못된 관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뿌리 깊은 오너가 중심 경영이 결국 특권의식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허준 회장뿐 아니라 그의 아버지 허억 명예회장과 관련한 일화도 이번 폭로에 포함됐다. 허 명예회장은 임직원이 업무상 실수 등을 저질렀을 때, 자필 반성문 등을 쓰게 해 모욕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삼아제약은 이번 논란 외에도 2015년 임원이 직원을 성추행해 불구속 입건으로 수사를 받은 흑역사가 있다.
당시 한 임원은 회식자리에서 여자 수습 영업사원에게 손등에 입맞춤을 강요하고, 어깨를 끌어안는 등 성추행을 저질렀다. 피해 여직원이 이를 문제 삼자 해당 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삼아제약은 이를 반려하고 정직 1개월과 사과문 발송, 교양도서 읽기 처분 등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 여직원에게는 오히려 담당 부서‧영업지역을 바꾸게 했다. 결국 해당 여직원은 우울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다가 회사를 그만뒀다.
한편, 삼아제약은 이번 막말‧갑질 논란과 관련한 언론보도가 사실과는 많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사직서 대신 반성문을 받았던 사례는 있으나 이외에는 사실무근이라며, 법정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