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관광'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던 비무장지대(DMZ)에도 평화가 무르익고 있다. 오랜 기간 냉전의 상징이 됐던 DMZ는 이제 '평화'와 '관광'의 상징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인천 강화도와 교동도에도 평화의 물결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다.
손에 잡힐 듯 북한 가까이에 위치한 이곳에서 북녘을 바라보고 있자니 남북이 하나되는 그 날이 더욱 가까이 온 듯 가슴이 벅차다.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던 양사면 철산리 민통선 북방지역 임야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진 이곳 전망대에서는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 물길이 서해와 만나는 강 같은 바다 너머로 북한의 산과 들, 마을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보인다.
고요히 흐르는 물길이 상처받은 지난 세월을 보듬어주는 듯 포근하게 느껴진다.
평화전망대 1층에는 강화 특산품과 북한의 특산물 등을 판매하는 토산품 판매장, 통일염원소,휴게실 등이 있고 2층에는 고성능 망원경과 전쟁의 참상과 흔적을 볼 수 있는 전시실이 자리한다.
3층에는 북녘의 온 산하를 한눈에 가까이 볼 수 있는 전망시설도 있다.
이곳에서는 전방으로 약 2.3㎞ 해안가를 건너 흐르는 예성강, 개성공단, 임진강과 한강이 합류하는 지역, 김포 애기봉 전망대와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 일산 신시가지, 중립지역인 나들섬 예정지, 북한 주민들이 생활하는 모습과 선전용 위장마을, 개성공단 탑, 송악산, 각종 장애물 등을 두루 조망할 수 있다.
1층 통일염원소에 들어가 통일에 대한 소망을 한 자 한 자 천천히 적고 야외로 나가 그리운 금강산 노래비와 망배단에 서서 눈을 감고 곧 올 평화통일을 염원해본다.
◆실향민의 애환 서린 그곳···교동도 대룡시장
개성인삼이 강화도에 와서 강화인삼이 됐고 개성의 방직 기술자들이 강화에 방직 공장을 세우는 등 강화도에는 아직도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교동도는 주민들 대부분이 황해도 연백군에서 전쟁을 피해 정착한 실향민이다. 이들은 곧 통일이 될 것이라 믿고 고향 사람들과 연백시장을 재현해 생계를 꾸리기 시작했지만 결국 고향에 가지 못한 채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게 됐다. 그곳이 지금의 대룡시장이다.
대룡시장은 1960~70년대를 떠오르게 하는 낡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덕에 향수를 자극하는 특유의 분위기를 풍긴다. 웬만한 시골 장터보다도 작은 시장통, 겨울을 맞은 그곳은 한적한 기운만이 감돈다.
연백에서 온 이발사가 운영하는 이발관과 오래된 약방, 흑백사진관, 다방과 함께 곳곳에 재미난 포스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래 전 어느 순간에 시간이 멈춰버린 듯 과거의 모습 그대로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 나라로부터 지원받은 건축자재로 지었고 몇십 년 간 별다른 변화 없이 이어져 지금의 골목길을 지키고 있다.
강화도에서 교동도로 넘어갈 때, 민간인 통제구역을 알리는 검문소에서 출입증을 받는 것 또한 이색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