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등에 따른 경기 하방 압력에 직면한 중국이 철도건설 등 인프라 투자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당국이 지난 33일 동안 1324억 위안, 우리 돈으로 21조원이 넘는 지방정부 인프라 투자 검토보고서를 통과시켰다고 중국 현지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은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거시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지난 19일 웹사이트를 통해 신장 (新疆)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鳥魯木齊) 공항 개조확장 건설사업 타당성 검토 보고서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건설사업 투자 규모만 421억1400만 위안에 달한다.
지난달 17일에도 상하이(上海)~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저장(浙江)성 후저우(湖州) 철도 건설사업 타당성 검토보고서도 발개위가 통과시켰다. 모두 163.54km 길이의 철도 건설 사업으로, 총 투자액만 367억9500만 위안에 달한다.
3개 사업 투자규모는 각각 300억 위안이 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으로 모두 합치면 1324억 위안에 달한다.
이는 발개위가 지난 1~8월 승인한 인프라 사업 투자규모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지난 7월 승인한 네이멍구(内蒙古)자치구 바오터우(包頭)~닝샤(寧夏)자치구 인촨(銀川) 철도건설 사업 투자액이 고작 128억7000만 위안이었다. 신규 인프라 사업 투자 보고서 통과 건수도 지난 1~8월엔 겨우 5개에 불과했다.
이는 경기 둔화에 직면한 중국이 인프라 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그동안 부채축소(디레버리징) 정책을 고수하면서 지방정부가 빚을 내 마구잡이식으로 인프라에 투자하는 걸 경계해왔다. 이로 인해 올 1~8월 중국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5.3%로, 1995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중국 지도부는 연일 인프라 투자 확대를 강조하며 경기부양 의지를 내비쳤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지난 9월 톈진 하계 다보스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올 들어 중국 인프라 투자가 하향세를 보이는 등 투자가 수 년째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며 인프라 투자를 늘려야 함을 강조한 게 대표적이다. 또 중국은 하반기 들어 지방정부들이 채권 발행을 통해 인프라 투자에 나서도록 독려했다. 이로써 올 한해 중국 지방채 발행은 10월말 기준 이미 4조 위안을 넘어섰다.
인프라 투자가 살아나면서 고정자산투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1~10월 중국 고정자산투자증가율은 5.7%를 기록, 1~9월보다 0.4% 포인트 늘었다.
특히 올 들어 줄곧 내림세를 이어갔던 인프라투자 증가율이 10월 들어 처음으로 반등해 1~10월 3.7%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1~9월 증가율을 0.4% 포인트 웃도는 것이다. 중국 인프라투자 증가율은 1~2월까지만 해도 16.1%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