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이 내년 상반기 중 출범한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중국의 미래 성장동력인 혁신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지난 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 개막 연설에서 커촹반 설립을 공식화한 이후 중국 당국이 처음으로 구체적인 일정을 확인한 것이다.
커촹반은 미국 나스닥처럼 기술 경쟁력을 갖춘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상장할 수 있는 장외시장이다.
시 주석은 상하이를 금융 및 과학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며 커촹반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웨이 총경리는 "커촹반과 (주식발행) 등록제를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구성할 것"이라며 "리스크 통제 방안 등 중요한 내용들을 설계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인가제와 달리 기업공개(IPO)를 원하는 기업이 구비 서류만 제대로 갖추면 등록 절차를 거쳐 상장할 수 있는 주식발행 등록제를 시범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지난 13일 주요 증권사와 투자은행(IB) 담당자를 소집해 커촹반 설립 관련 논의를 진행한 데 이어 이르면 이달 말부터 공식적인 의견 청취에 나설 계획이다.
중국증권보는 이번 회의 참석자를 인용해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첫 상장사가 나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공식 성명을 통해 "커촹반은 중국 자본시장 개혁·혁신의 중요한 임무를 담당한다"며 "국가 혁신 촉진과 과학기술 발전 전략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중국이 커촹반 카드를 꺼내든 것은 미래 성장동력이 될 혁신기업의 중국 내 상장을 유도하고, 안정적인 자금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시 주석 등 중국 최고 지도부는 미·중 무역전쟁 발발에도 불구하고 첨단산업 및 첨단기술 육성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실제 중국 금융당국은 선진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경우 당장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커촹반에 상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해외 증시 미상장 △최근 1년 영업수입 30억 위안 이상·기업가치 200억 위안 이상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 보유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혁신기업은 적자 상태라도 IPO를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