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이 실생활에 도입되면 생활 패턴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인터넷의 상용화 이후 우리 삶이 한 차례 큰 변화를 겪은 것과 마찬가지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담은 각각의 블록을 연결을 하는 한 모음을 뜻한다. 과거엔 정보가 중앙통제형으로 관리됐다면, 블록체인 세상에선 수많은 컴퓨터에 복사해 저장하는 분산형 시스템으로 바뀐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 오전 7시에 인근 커피숍에 가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현재는 커피숍에 직접 가서 본인이 구매해야 한다. 블록체인 기술 세상에서는 개인이 원하는 원두 종류와 커피 온도 및 농도, 사이즈 등을 블록체인에 기록해놓으면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과 결합해 매일 커피가 집으로 배달된다.
식당에 가면 사용된 고기·생선·채소 등 식재료 원산지를 벽이나 메뉴판에 적어 놓았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다. 업주 말을 믿는 수밖에 없는 셈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면 스마트폰으로 식재료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왔고 어떤 상태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 이직을 할 경우 경력증명서를 받으려면 반드시 전 직장에 요청해야 한다. 서로 번거롭고 불편하기 짝이 없다. 블록체인 기술이 상용화되면 원서를 낼 때 정보 제공에 동의를 하면 합격 시 자동으로 경력증명서가 새로운 회사에 전송이 된다.
여현덕 조지메이슨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석좌교수는 "이것이 바로 우리가 체감하게 될 블록체인 세상"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은 기록·전달·신뢰로 이뤄지는데 전달은 P2P로, 효율은 인공지능, 연결은 IoT 등 등 여러 가지 ICBM(IoT,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기술이 결합돼서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 교수는 "기록이 중앙통제를 거치지 않고 개인 간 거래를 통해서 전달되므로 완벽히 신뢰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원리를 깨달은 것이지 이를 완벽하게 구현됐다고 보지 않는 것 같다"며 "블록체인 기술로 인해 데이터 흐름을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기술력 있는 누군가가 이를 통제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을 이상적으로만 보는 것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그는 "블록체인은 오랜 기간 믿어온 합리적·이성적 인간에 대한 불신을 전제로 신뢰 문제를 기술과 시스템으로 대체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인간성보다는 시스템을 신뢰하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면 '잊을 수 있는 권리'가 박탈될 가능성도 많다. 영원히 잊고 싶을 정도로 끔찍한 기억인데 이 기록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