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상하이, 하이테크기업 전용증시 '과창판' 추진

2018-11-0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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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서 언급

이르면 내년 출범…주식등록제 시범실시 예정

'중국판 나스닥' 하이테크 기업 자금조달 채널 확대 기대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 과창판 추진. [사진=바이두]


중국 상하이에 하이테크 기업 전용 주식거래시장, 이른 바 ‘과창판(科創板 커촹판)’이 이르면 내년 출범할 계획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 연설에서 언급하면서 과창판 출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로써 중국 하이테크 기업들의 자금 조달 채널도 한층 더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상하이증권거래소에 '과창판'을 만들고, 이를 통해 주식 등록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상하이 국제금융허브와 과학기술혁신 허브 건설을 지원하고 자본시장의 인프라 제도를 완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중국 당기관지 인민일보 등이 6일 보도했다.
이어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에서는 "과창판이 자본시장이 과기혁신에 대한 서비스 방면에서 부족함을 메워주는 자본시장의 성장개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순익, 지배구조 등 방면에서 기존 거래소와 다른 차별화된 조치를 완비해 혁신기업에 대한 포용성을 높일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밖에 중소투자자들도 뮤추얼펀드 등과 같은 방식으로 과창판에 투자해 하이테크 기업 발전 성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과창판은 상하이 메인보드와 독립적으로 신설되며, 여기엔 주식발행 등록제가 시범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주식발행 등록제는 현재 인가제와 달리 기업공개(IPO) 예정 기업들이 관련 서류만 제대로 제출해 검증받으면 등록절차만 밟아 곧바로 상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이르면 내년 과창판이 출범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차이신망은 이를 '중국판 나스닥'이 상하이에 출범한다고 표현했다.  홍콩 명보는 과창판이 현재 중국 벤처기업 전용 장외시장인 신삼판과 비슷하다고 보기도 했다. 다만 신삼판과 비교해 과창판은 좀 더 성장 잠재력 있는 하이테크 스타트업을 겨냥할 것으로 관측됐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핀테크, 로봇 등 관련 스타트업이 대표적이다.

또 사실상 순익이나 매출 등 방면의 요구조건을 없애 적자 기업도 증시에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도 예상됐다. 다만 향후 관련 세칙이 공개되면 신삼판과의 차이점, 어떤 기업이 등록할 수 있는지 확실해질 전망이다.

사실 중국은 지난 2015년 대대적으로 창업혁신을 외치며 상하이거래소에 과창판을 출범시키는 계획을 추진했다. 하지만 시장 불안 등 이유로 잠정 미뤄졌다.  

장안위안(張岸元) 둥싱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 동안 증감회가 시장의 단기적 충격에 대응하는데 집중하느라 과창판과 주식등록제 개혁 프로세스는 잠시 미뤄졌던 게 사실”이라며 “그런데 이번에 시 주석이 관련 조치를 발표함으로써 상하이를 국제금융과 과기혁신 허브로 건설하는데 유리할 뿐만 아니라 시장 투자심리를 개선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화신증권 보고서에서 “과창판에서 등록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중국 지도부가 시장의 감당능력을 고려한 것으로, 우선 소규모로 등록제를 시범 실시한 뒤 점차 확대 실시한다는 것으로, 등록제 시행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전했다.

리쉰레이 중타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이야말로 과창판 설립의 최적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외자 유치에도 도움될 뿐만 아니라 지금 중국 본토 주식가치가 비교적 저평가 돼있을  때 등록제를 시범 시행하는 게 시장에 가져올 충격이 비교적 적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중국은 전도유망한 하이테크 기업들을 자국 증시에 상장시키려는 유인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중국예탁증서(CDR) 발행 제도 등을 마련한 게 대표적이다. 이는 그동안 알리바바 등과 같은 중국 기업들이 상장이 어려운 중국 본토 대신 미국이나 홍콩에서 상장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들어 해외 거래소에 상장한 중국기업 가치마 1조 달러가 넘는다고 집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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