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노미네이션이란 화폐의 액면가를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변경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1000원을 1원으로 낮추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액면변경이라고도 합니다.
경제가 성장하거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거래가격은 높아지게 됩니다. 인플레이션이 수십년간 지속된다면 같은 물건이라 할지라도 가격이 많이 오릅니다.
화폐 자릿수가 늘어나면 일단 계산상 불편함이 생깁니다. 돈을 지불할 때 생기는 불편함도 있고, 회계 등에서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래서 화폐 단위에서 ‘0’을 빼 이러한 불편함을 없애는 겁니다. 통화의 대외적 위상이 올라가거나 지하자금이 양성화되는 등의 장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액면변경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고, 물가상승이나 시장의 과민반응, 소비심리 불안 등의 단점이 있죠.
최근 해외사례를 보면, 베네수엘라는 빵 하나를 사기 위해 지폐다발을 수레에 담아 와야 할 정도로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겪었죠. 그래서 화폐를 10만대 1로 액면절하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수립 이후 두 번의 액면변경이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1953년입니다. 한국전쟁 때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찍다보니 통화량이 크게 늘어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겪었습니다.
이 때 액면변경을 시행해 단위를 100대 1로 낮췄습니다. 화폐단위도 ‘원’에서 ‘환’으로 바꿨습니다. 100원이 1환이 된 겁니다.
1962년에는 10대 1로 또 한 번 액면변경이 있었고, 화폐단위도 ‘환’에서 현재의 ‘원’으로 바뀌었습니다. 10환이 1원이 됐죠.
이때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화폐의 액면단위는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액면변경은 화폐개혁과 다소 차이가 있는데요. 화폐개혁은 화폐가치를 변경하는 것이고, 액면변경은 화폐가치는 유지하면서 액면만 변경합니다.
화폐개혁은 1950년 정부가 조선은행권 유통을 금지시키고 한국은행권으로 등가교환한 사례입니다. 기존 화폐를 없애고 새로운 화폐로 바꿨다고 보시면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두 번의 액면변경 사례를 화폐개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