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2개월 만에 20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한·중 주식시장 동조화로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낙폭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심각한 타격을 받을 국가로 지목돼 왔다.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3%(31.10포인트) 하락한 1996.05를 기록했다. 한때 1993.77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000선을 밑돈 것은 2016년 12월 7일 이후 처음이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보면 삼성전자(0.98%)와 LG화학(3.55%), SK텔레콤(0.36%), KB금융(1.18%), 신한지주(1.72%)는 선방했다. 반면 SK하이닉스(-0.30%)와 셀트리온(-4.39%), 삼성바이오로직스(-2.55%), 포스코(-1.32%), 현대차(-1.85%)는 힘을 못 썼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주식시장이 하락하고, 위안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2.18% 하락했다. 이에 비해 다른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은 크게 출렁이지 않았다. 일본 닛케이지수(-0.16%)는 약보합권에 머물렀고, 대만 가권지수(0.29%)는 소폭 올랐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1.0원 하락한 1140.90원으로 마감했다. 그래도 환율은 10월 들어서만 32.1원(2.89%) 뛰었다. 주가가 이달 내내 보합이었더라도 달러화로 손익계산서를 쓰는 펀드는 3% 가까이 손실을 냈을 거라는 얘기다.
코스닥은 하루 만에 5.03%(33.37포인트) 내린 629.70을 기록했다. 2017년 8월 14일 이후 최저치다. 외국인·기관이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3038억원어치를 팔았다.
미국 주식시장마저 추락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다우지수(-1.19%)와 S&P500지수(-1.73%), 나스닥지수(-2.06%)는 현지시간 26일 나란히 반락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와 위안화가 동조화하고 있고, 중국 당국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0선이 무너졌다고 반드시 반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