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억단위의 골드바가 출시 8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1호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24일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은행권 최초로 출시한 중량 12.5킬로그램(㎏)의 라지골드바 판매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KEB하나은행은 암호화폐(가상통화) 등으로 인해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대내적으로 세금 개편이 예고되는 등 리스크가 높아지자 전통적 안전자산인 골드바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아직 라지골드바가 팔라지 않은 것은 높은 가격 장벽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5~10g 단위의 미니골드바는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지만 억대 골드바는 개인 수요가 없으면 구매가 어렵다"며 "6억원이면 서울 아파트 한 채 값인데 아무리 고액자산가라고 해도 쉽게 구매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바는 부가세와 판매수수료가 붙는 대신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가 없다. 또 현금화가 쉬워서 장기적 투자로 각광받는다. 그럼에도 탈법적인 증여 수단이나 자금세탁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억대의 골드바를 구매하면 잠재적인 탈세 가능자로 세정당국의 타깃이 될 수 있어 선뜻 구매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금 시세도 한 요인이다. 올해 2월 1g당 4만 7022.56원이었던 국내 금시세는 지난달 28일 4만 2192.57원까지 낮아졌다. 금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골드바 매매가 주춤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에 오름세를 보이며 이날 기준 4만 4807.72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