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채용이 기대되는 만큼 이번에는 꼭 합격하고 싶어요."
21일 오전 11시 50분, 서울 강남 단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에서는 이른바 삼성고시로 불리는 삼성직무적성검사 'GSAT(Global Samsung Aptitude Test)'를 마치고 약 1000여명의 응시생들이 일제히 쏟아져 나왔다.
◆ 삼성, 3년간 4만개 일자리···'채용 기대감' 높아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직군에 지원한 조대현씨(28·남)는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채용도 늘릴 것이라고 해서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GSAT를 봤다는 김혜수씨(25·여)는 "삼성의 인적성 시험은 서류전형에서 워낙 많은 인원을 통과시켜줘서 '천하제일 GSAT 대회'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라며 "채용을 늘리니 기회가 많아지겠지만, 오늘 시험장을 보니 경쟁은 여전히 치열할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삼성이 구체적으로 채용인원을 밝히지 않아 크게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박효영씨(26·남)는 "채용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없다"며 "대졸(신입)만 늘리는 것도 아니고, 실질적으로 얼마나 늘리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현실감이 없다"고 말했다.
하반기 채용 규모는 기존 하반기 채용 규모(8000~9000명)보다 늘어난 1만명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인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에서만 4500~5000명을 선발할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전형별 합격자 수, 전체 채용 규모 등은 원칙적으로 밝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난이도는 평이····추리·시각적 사고가 당락 결정
이날 시험은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국내 5개 도시와 뉴욕,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됐다.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제일기획 등 삼성그룹 계열사 총 20개사가 동시에 시험을 치렀다. 올해 시험부터는 상식시험이 빠지고 언어논리,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 사고 4과목에 걸쳐 115분간 총 110문항이 출제됐다.
시험 난이도에 대해 대다수 수험생들은 시중 기출 문제집보다 평이했다고 답했다. 다만 추리와 시각적 사고 영역의 문제가 까다롭고, 시간 소요가 큰 만큼 당락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CE부분에 지원한 박성엽씨(26·남)는 "추리 파트에서 어휘부분이 어려웠다"며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사자성어를 주고 각 단어가 의미하는 동물들이 무엇인지 묻는 문제 등이 나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경영부분에 지원한 장모씨(27·여) 역시 "언어추리 부분에서 '몽매하다'의 뜻을 묻는 등의 문제가 까다로웠다"며 "시각적 사고에서는 도형과 전개도 등을 유추해서 푸는 문제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마케팅 직군에 지원한 진민우씨(26·남)는 "언어관련 조건을 주고 맞추는 문제가 수험생 사이에서 까다로운 유형으로 통하는데 평소보다 관련 문제가 2~3개 더 나왔다"며 "시간 분배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모씨(24·여)는 "찍으면 감점이라고 방송이 나와서 신중하게 풀었다"며 "집중하다보니 시각적 사고 과목에서 시간 조절이 어려워 다소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은 하반기 GSAT 응시결과를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합격자를 대상으로 다음달 초부터 면접을 진행한다. 면접에 합격하면 건강검진을 거쳐 오는 12월쯤 최종합격자가 가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