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최근 중국이 미국 중간선거 등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방송을 통해 또 다시 공개적으로 이러한 의혹을 언급하자 중국이 거세게 반발했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펜스 부통령의 주장은 아무 근거가 없고 내정 불간섭은 중국 외교의 기본원칙"이라고 반박했고 중국 관영언론도 연일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논평은 "펜스 부통령 주장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일단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반격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중·서부 농업지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 공화당의 패배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또, 중국이 공공외교와 인문교류의 형태로 미국 대중에 영향을 주고 유권자를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근거없는 주장이라면서 "미국의 이러한 주장은 현 정부와 공화당을 위한 것"이라며 "미국 뉴욕타임스가 비판했듯이 펜스가 트럼프에 대한 충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미국 대중의 시선을 트럼프와 공화당이 아닌 중국으로 돌리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논평은 정작 타국의 내정간섭을 일삼는 것은 미국이라고 비난했다. 신중국 성립 이후 미국은 중국 내정에 빈번하게 간섭했는데 '하나의 중국' 원칙 적용을 방해하고 중국과 주변국과의 영토분쟁에도 개입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이 대내외 중국 반대세력을 비밀리에, 심지어는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한다면서 최근 미국이 다시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한 것을 언급했다.
대만에 독립성향의 민진당 정권이 들어서고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거부하면서 중국과 대만 관계는 내리막기을 걷기 시작했다. 미국은 무역전쟁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특히 예민한 대만을 통해 정치·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과 주변국이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 함대를 띄우고 '항해의 자유' 작전을 실시해 중국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논평은 펜스 부통령이 연설 말미에 중국의 대문호 루쉰(魯迅) 선생의 말을 언급한 것을 들어 이 말은 오히려 미국이 되새겨야 한다고 일침했다.
루쉰이 과거 일부 사람들이 다른 이에 아첨하거나 또 다른 이는 무시하고 교만한 모습을 보이며 진정한 평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 이를 미국 공화당에서 인용한 것이 아이러니 하다고도 했다. 공화당의 보수파야말로 유아독존의 행보를 보이고 제멋대로 마구 방망이를 휘두르며 다른 국가의 이익을 침해에 왔다는 것.
논평은 "루쉰이 지적한 대로 평등한 대우를 원한다면 미국은 미·중 관계의 역사와 현실을 다시 짚어보고 최근 중국에 대한 행동을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전날 논평을 통해서도 펜스 대통령의 미국의 '재건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 덕분에 중국이 이만큼 성장했다는 주장인데 논평은 "중국은 공산당과 인민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오늘의 발전을 이뤘다"고 반박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국경절 연휴(10월1∼7일) 이후 8일부터 9일째 펜스 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는 논평을 게재하고 중국의 강한 불만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도 15일 논평을 통해 "미국의 중국재건론은 '미국 우선주의'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집념이 지나치면 안하무인이 되거나 심지어 나쁜 것은 모두 남탓이고 좋은 것은 자기만 가지려는 극단적인 사고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모든 국가는 자신을 바탕으로 발전하며 중국의 성공은 다른 이가 베푼 것이 아닌 중국 인민의 노력으로 가능했다"면서 "중국의 발전에 세계 각국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고 미국도 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중국 경제성장이 미국 투자에 의존해 가능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