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비리 유치원' 명단이 공개된 가운데, 경기도 지역 감사에 참여했던 최순영 경기도교육청 대표 시민감사관이 현장에서 목격한 사립 유치원 운영 실태를 전했다.
최 감사관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적발된 '비리 유치원' 들에 대해 "한마디로 공과 사가 구분이 안 되는 곳"이라며 "이 사람들은 국가가 해주는 돈은 다 내 돈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비리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최 감사관이 방문한 한 유치원의 "'아이들 약품 구입' 명목의 영수증에는 무좀약, 소화제 등이 적혀있었다. 요리 교실을 위한 물품을 구입한다며 커피나 생리대를 산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 부분은 회계 처리가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물론 선생님들이 수련회 가서 술도 한잔할 수 있고, 교통비 조로 넣을 수 있다. 그렇지만 저희들이 적발한 건 그런 것들이 아니다. 누가 객관적으로 놓고 보더라도 저녁 7시에 그 시간대마다 막걸리, 맥주, 홍어회 이렇게 사서 달랑 들어가는 경우"라며 "유류도 경유 같은 경우에는 다 봐준다. 학원 차량이구나 하고"라고 받아쳤다. 또 "부정사용으로 판단될 경우 먼저 유치원 측에 해명 기회를 주고 2~3차례 검토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유치원 원장이 감사관에게 폭언을 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최 감사관은 "모 원장이 우리 감사 팀장한테 '소리 없는 총이 있으면 정말 쏘고 싶다'고 했다더라"며 "그 얘기를 같이 현장에 나갔던 사람들이 다 들었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정말 멍했다"고 털어놨다.
최 감사관은 전국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대한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며 "어린이집은 도교육청 산하가 아니기 때문에 볼 수가 없다. 다같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 화성 동탄에 위치한 환희유치원의 원장은 명픔 가방, 성인용품 구입 등 모두 6억8000여만원을 부정사용했다. 적발된 비리 종류도 13개에 달한다. 학부모들이 해명을 요구하며 자리를 마련했지만, 실신한 원장이 구급차에 실려 나가는 모습을 MBC가 14일 공개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