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타트업들이 초고속 성장하는 가운데, 일부에는 과열 투자와 한계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금들이 스타트업으로 몰리고는 있지만, 국내외적으로 투자 환경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스타트업의 난립은 과열 경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화려한 성공담 뒤에서 소리없이 사라지는 기업들도 속속 생겨났다.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에서는 지금 20여년전 미국에서 일어났던 닷컴 버블시대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출점 1년도 안돼 유니콘 반열에 오르기도
중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중국에만도 109개에 달하는 유니콘 기업들이 있으며, 이들의 가치는 1270억 달러 달한다. 총 기업가치는 5570억 달러에 달한다. 이들 유니코의 성장 속도는 미국보다 훨씬 빠르다고 다우존스의 벤처소스를 이용해 WSJ은 보도했다.
실리콘밸리의 투자회사 중 하나인 세쿼이아 캐피탈 역시 최근 중국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8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투자펀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벤처소스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스타트업들이 투자 받은 돈이 710억 달러로 미국의 스타트업들 700억달러를 넘어섰다. 5년 전에 비해 투자의 규모는 무려 18배나 늘어난 것이다.
◆ 무역전쟁과 중국 정부의 규제 등 난관 많아
이같은 시장의 역동성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중국 내의 강력 규제 움직임과 무역전쟁이라는 위협 요소를 들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 글로벌 기술기업들의 주가 급락에도 중국 기업들은 영향을 받았다. 지난주 중국을 대표하는 상해종합 지수는 7.6% 하락했으며, 기술주가 많은 선전 시장은 10.1% 떨어졌다.
최근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들의 기술도용 의혹과 인권 문제 등에서 중국에 대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이 중국 기술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다면, 이들 기업의 경쟁력도 약해질 수 밖에 없다고 WSJ은 지적했다.
유라시아 그룹의 테크놀로지 전문 애널리스트인 폴 트리올로는 "중국의 기술 산업을 이끌어왔던 기술 기업들은 어느 순간 그들이 험한 길 위에 놓여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면서 "이제 상황은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기업 규제와 경쟁 과열로 인한 일부 기업들의 현금 부족현상 등이 일부 스타트업들의 앞길 을 막고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중국의 자전거 공유기업들은 지나치게 빠른 확장으로 현금 부족 문제를 겪었으며, 모바이크 같은 기업은 결국 인수합병이 되는 길을 택했다.
또 중국 정부는 기술 기업들의 성장을 지지하고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텐센트나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텐센트는 최근 주가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 8월 30일 신규 온라인 게임 총량을 제한하고,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시간을 규제하는 내용을 골자로하는 제도를 시행할 거싱라고 발표했다. 여기에 신규 게임 총량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텐센트의 신제품 출시에도 차질이 생긴 것이다.
알리바바 산하의 앤트금융(마이진푸) 역시 비전통 금융업에 대한 규제로 인해 주식시장 상장이 늦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급격하게 몸을 키우면서 국유은행의 수익을 침식하는 회사들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콘텐츠에 대한 규제도 강하다. 인공지능 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의 인기 앱 중 하나인 네이한 두한지 서비스를 종료해야 했다. 농담이나, 비디오, GIF를 공유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올라오는 내용들에 대해 중국 정부가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기업들의 수익창출 여부가 최근 중국의 기술투자붐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과거 닷컴 버블에서도 수많은 투자자들이 '잠재력'을 보고 투자했으나, 결국 나중에 투자금 대부분을 날렸다. 미국의 2000년 초반을 연상케하는 중국의 현 상황이 과연 어떤 결말에 다다를 지 전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