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 도봉구의 한 비닐하우스 농장에 멧돼지 7마리가 출몰했다. 이 중 5마리는 사살됐으나 2마리는 산으로 달아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6분 도봉산 인근의 한 주말농장에 멧돼지 7마리가 나타났다. 이들은 30분 동안 비닐하우스를 돌아다니며 농작물을 먹었다.
서울 도심에 출몰하는 멧돼지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서울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서울에서 멧돼지 출현에 따른 출동 건수는 11배나 늘어났다. 2012년 56건이었던 출동 건수가 2016년엔 623건으로 증가했다.
멧돼지 관련 출동 건수가 가장 많은 시기는 10월로 235건이었으며 11월 200건, 9월 186건, 12월 141건으로 번식기(11~12월)와 번식기 직전에 집중됐다.
구별로는 종로구가 42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은평구 292건, 성북구 155건, 도봉구 130건, 서대문구 128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북한산과 도봉산을 끼고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출현 장소별로는 산이 50.6%로 가장 많았고 아파트 10.1%, 주택 8.0%, 도로 5.6% 순이었다.
멧돼지의 도심 출현 횟수가 급증한 원인으로는 △개체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생태계 구조 △부족해진 먹이로 인한 활동 증가 △서식지 부족이 꼽힌다. 호랑이·늑대 등 상위 포식자의 멸종으로 개체 수가 급증한 것은 물론, 도토리 열매 등 먹이가 부족해지면서 행동 반경이 넓어지게 된 것이다.
멧돼지의 번식기(11월~1월)나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포유기(4월~6월)에는 멧돼지들의 성질이 난폭해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멧돼지를 마주쳤을 때는 멧돼지의 눈을 바라보면서 주위의 나무나 바위, 숨을 곳으로 신속히 피해야 한다. 다만 소리를 지르거나 등을 돌려 달아날 경우 멧돼지를 자극할 수 있어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