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다’ 이소영, 내친김에 생애 첫 메이저 우승도 ‘찜’

2018-10-0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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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챔피언십 2R 4언더파 단독 선두 질주

-시즌 3승으로 다승 부문 1위, 메이저 우승 한풀이 도전

[신중하게 그린을 바라보는 이소영. 사진=KLPGA 제공]


하반기가 여전히 뜨겁다. 한 박자 쉰 이소영(22)이 다시 샷 감을 끌어올렸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승을 챙겨 다승 부문 선두에 오른 이소영은 시즌 4승과 함께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정상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일단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둘째 날까지 단독 선두다.
악천후와 난도 높은 코스 탓에 기권자가 무더기로 쏟아진 가운데 이소영은 군계일학이었다. 이번 대회 이틀 연속 언더파를 친 두 명 중 한 명이었다.

이소영은 5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첫 홀부터 더블보기 1개를 적어냈으나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첫날 2타를 줄인 이소영은 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를 기록하며 2위 인주연(3언더파 141타)를 1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소영은 올 시즌 하반기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16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첫 승을 거뒀으나 지난해에는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4월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뒤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과 올포유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시즌 3승, 통산 4승 고지에 올랐다.

이소영은 시즌 3승 이후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두 번째 컷 탈락을 한 뒤 잠시 연습을 멈췄다. 사흘간 골프채를 잡지도 않고 휴식을 취한 건 올해 처음.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 도전을 위한 숨고르기였다.

이날 단독 선두로 나선 이소영은 “오늘 날씨가 너무 안 좋았는데, 기회를 놓치지 않아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첫 홀부터 긴장을 해서 그런지 더블보기를 해서 ‘예선 통과만 하자’는 마음으로 친 게 오히려 약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소영은 첫 1번 홀(파4)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져 3온 3퍼트로 더블보기를 적어내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후 정신을 바짝 차린 이소영은 4번 홀(파5)과 9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잃었던 2타를 만회했다. 이어 후반 10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1타를 줄였지만, 다시 12번 홀(파4)에서 보기로 까먹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은 이소영은 13, 14번 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로 2타를 줄여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

이소영이 이틀 연속 언더파를 칠 수 있었던 비결은 날카로운 아이언 샷이었다. 이날도 이소영은 우드와 하이브리드 클럽을 한 번도 잡지 않았다. 캐디백 안에는 5번 아이언도 있었으나 꺼내지 않았다. 이소영이 잡은 가장 긴 채는 6번 아이언이었다.

이소영은 “롱 아이언으로 부드럽게 치는 샷을 많이 했고, 전체적으로 캐리 거리를 보고 쳤다”면서 “지난 메이저 대회(한화 클래식)에서 우승을 놓치면서 편하게 치자를 배웠고, 돌아가야 할 땐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잘못 쳤다고 해도 마지막까지 기회가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태풍의 영향으로 일정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악천후로 3라운드가 취소되면 이소영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소영은 “바로 파이널로 간다면 체력이나 집중력 면에서 엄청 유리하겠지만, 내일 경기가 있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강수연의 은퇴 무대를 축하하기 위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찾은 신지애. 사진=KLPGA 제공]


이소영과 함께 이틀 동안 언더파를 친 인주연이 이날 2타를 줄이며 3언더파 141타로 단독 2위에 올라 시즌 2승에 도전한다. 배선우와 박주영이 나란히 이븐파 144타를 쳐 공동 3위에 자리했고, 첫날 공동 선두에 올랐던 김지현은 이날 4타를 잃어 김아림, 박지영과 함께 1오버파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치열한 타이틀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금랭킹 1위 오지현은 이날 1타를 줄이며 대상 포인트 1위 최혜진과 2오버파 공동 8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정은6는 이날 6타를 잃고도 7오버파 공동 43위로 컷 통과에는 성공했으나 미끄러져 넘어져 손목 부상을 당한 탓에 결국 기권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대회에 처음 출전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는 첫날 공동 82위에서 23계단 오른 공동 59위(9오버파)로 겨우 컷 통과에 성공해 체면치레를 했다. 고진영도 8오버파 공동 49위로 주말까지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는 강수연은 이날 6타를 잃었으나 5오버파 공동 25위로 가뿐하게 3라운드에 진출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강수연의 은퇴 무대를 축하하기 위해 후배 신지애가 깜짝 방문해 뜨겁게 포옹하는 등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강수연의 공식 은퇴식은 악천후 등의 이유로 대회 마지막 날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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