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국 나들이’ 리디아 고, 하마터면 짐 쌀 뻔했다

2018-10-0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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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2R ‘23계단 점프’

-국내서 열리는 KLPGA 대회 첫 출전해 ‘공동 59위’ 컷 통과

[야속한 비를 바라보고 있는 리디아 고. 사진=KLPGA 제공]


“한국에서 태어났고, 꼭 치고 싶었던 대회에서 더 특별한 기억이 될 것 같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1)가 국내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97년 서울에서 태어난 리디아 고는 6살 때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나 골프채를 잡은 뒤 15살의 어린 나이에 미국 무대를 접수했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연소 우승 이후 통산 15승을 쌓았다.
지난 4일부터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고 있는 KLPGA 투어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은 리디아 고에게 특별하다. 2013년 12월 KLPGA 투어 스윙잉스커츠에서 우승했지만 당시 대회는 대만에서 열렸다. 고국 땅을 밟고 처음 대회에 나선 리디아 고는 자칫 주말 경기를 못 치르고 일찌감치 짐을 쌀 뻔했다. 그가 말했던 '더 특별한 기억'이 짧게 끝날 위기였다.  

리디아 고는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고전했다. 어렵기로 악명 높은 블루헤런 코스에 적응하지 못하며 무려 7타를 잃었다. 버디를 하나도 못 잡으며 보기만 7개를 적어냈다. 첫날 성적 공동 82위(7오버파 79타). 컷 탈락 위기였다. 처음 국내 대회를 위해 방문한 리디아 고를 보기 위해 찾을 주말 갤러리를 고려했을 때 대회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대회 둘째 날인 5일 코스 상황은 더 악화됐다. 태풍의 영향으로 경기 내내 비가 쏟아지는 악천후였다. 첫날 4명, 둘째 날 12명을 포함해 대회 이틀 동안 무려 16명의 선수들이 무더기 기권했고, 2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인 선수는 5명에 불과했고, 이소영, 인주연, 김아림, 오지현 등 대부분이 장타자들이었다. 1~2라운드 중간합계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단 3명 뿐이었다.

리디아 고도 난코스와 악천후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날도 타수를 줄이는데 실패했다. 버디 2개를 잡았지만, 보기 4개로 2오버파 74타를 쳤다. 첫 10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한 리디아 고는 전반 9개 홀에서 보기 없이 1타를 줄였다. 하지만 후반에 샷이 흔들렸다. 5~6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한 뒤 7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았으나 다시 8~9번 홀에서 연속 보기로 아쉬움을 남겼다.

리디아 고는 단독 선두 이소영(4언더파 140타)과 13타 차까지 벌어져 우승권과 멀어졌지만, 가까스로 주말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중간합계 9오버파 153타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공동 59위로 힘겹게 컷 통과에 성공했다. 하마터면 주말을 필드 밖에서 쓸쓸하게 보낼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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