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올해 초부터 비이상적으로 급등한 집값이 하락한다기 보다는 호가는 여전히 높고 매물은 거의 나오지 않을 뿐이다. 매도자들의 콧대는 높고 매수자들은 가격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거래 절벽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는 급매물도 속속 나오고 있다. 급매물이라해도 몇 억원 오른 호가에서 가격이 떨어진 예전 거래된 가격의 매물 수준이다.
하반기 집값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2013년 1분기 부터 오른 집값이 올해로 5년 째 상승세로 5년 주기설을 언급하며 이번 대책과 아울러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조정국면을 전망하기도 한다.
또 최근 단기간 급등한 집값에 따른 피로감과 각종 규제 압박으로 인해 당분간 시장은 조정될 것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도 여전하다. 2일 국민은행이 전국 4500여개 부동산중개업자들을 대상으로 3개월 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을 예측한 결과 63.1%가 오름세를 점쳤다.
지난달 서울의 집값 상승률은 가을 이사철 수요가 몰리면서 2008년 6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집값 과열 진앙지로 주목되는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가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9·13 종합대책이 발표된 이후에도 거래량은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신고가를 기록하는 단지들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지난달 2130일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2단지 전용 84㎡가 1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앞서 거래된 18억 중반대에 비해 1억원 가량이 올랐다.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에 대출 규제, 주택임대사업자 규제 강화 등 돈 줄을 죄는 9·13 종합대책이 발표되면서 일부 영향을 받는 지역이 나오기도 하지만 대체로 다주택자들은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임대주택사업자 등록이나 증여 등을 통해 각종 규제를 피한 상태다.
9·21 공급대책도 실수요자에게 심리적 위안은 될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 집값을 떨어뜨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도 연내 부동산 시장의 분수령이 될 변수로는 금리인상과 대출 규제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강화되는 대출 규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대를 넘고 있다. 국내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사람들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여기에 10월 중순부터 은행권에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이 관리지표로 강제되면서 무주택자들 조차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DSR는 가계대출 심사에서 대출자의 종합적인 부채상환 능력을 반영하는 규제다.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눠 계산한다. DSR은 채무자의 상환 능력을 엄격히 따지는 대출 규제인 만큼, 계산식에서 분모인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대출 한도가 기존보다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갈 돈 줄이 꽉 막힌 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금리 인상 가능성과 대출 규제 강화가 관망세로 접어든 집값 향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집값은 오를데로 올랐고 정부는 수요 억제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 금리인상까지 겹치면 더 이상 주택 매입은 위험해 보인다. 실수요자가 아니라면 당분간 관망해야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점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