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청와대 등 정부 업무추진비 내역 공개 논란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두 사람은 해당 사건을 놓고 서로를 맞고발한 상태다. 기재부는 김 부총리를 고발인으로 심 의원과 보좌진을 정보통신망법 및 전자정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심 의원도 김 부총리를 포함한 기재부 관계자를 무고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심 의원은 이날 기획재정부 디지털예산정보시스템에서 해당 자료를 다운받은 장면을 녹화한 동영상을 상영한 뒤 "제 보좌진들은 해킹 등 전혀 불법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100% 정상적으로 접속해서 자료를 열람했다. 아무런 불법도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김 부총리는 "(심 의원실이 열람한 자료는) 기재부 내에서도 감사관실 외에는 볼 수 없는 자료"라며 "그걸 봤으면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들어갔다고 해도 190회에 걸쳐서 최소 100만건 이상의 자료가 다운됐는데 이건 사법당국에서 위법성을 따져봐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심 의원은 그러자 "보지 말라는 주의 표시가 있었느냐. 비인가 표시도 없었다"며 "백스페이스를 두 번 눌렀더니 자료가 나타났는데, 이게 비정상이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김 부총리에게 의원실에 와서 해당 자료를 다운받는 것을 공개적으로 시연하자고 제안했다.
김 부총리는 이에 "결과적으로 보니 그런 것이다.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것"이라며 "그런 루트를 찾는데 적어도 6번의 경로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위법성이 있는 시도나 시연을 제가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심 의원과 김 부총리는 공개된 업무추진비 내역을 두고서도 다퉜다. 심 의원은 △술집·백화점 등에서 업무추진비가 쓰여진 점 △청와대 비서진 임용 전 회의수당지급 △재난 발생·을지훈련 기간 중 술집 출입 등을 문제 삼았다.
김 부총리는 이와 관련 "국민 앞에 이런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히기 위해 감사원에 전수 감사조사를 요청했다"며 "심 의원이 국회에서 보직(부의장)을 맡고 있을 때 쓰셨던 것과 똑같이 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