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전화는 물론이고 민원 제기, 플래카드 게시, 도봉구청·서울시청 항의 방문 및 집회 필요합니다. 저희 목소리를 아주 강력하게 내야 합니다. 관련 루트들을 공유 드리니,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대해 강동·송파 등 대상 지역의 지자체장들이 반기를 든 가운데, 지역주민들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압력단체로 등장한 것이다. 집값 담합 조장과 지역 시세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아파트 부녀회의 뒤를 카톡 오픈채팅방이 이어 받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오픈채팅방은 지역별로 상당수 존재한다. 반포, 은평, 영등포, 구로, 서대문, 노원 등 서울은 물론이고 김포, 송도, 경기서부, 분당방 등 다양하다. 참여자들은 적게는 200여명부터 많게는 참여 제한 인원인 1500여명에 달한다.
요새 가장 활발한 곳은 ‘상계·창동 부동산 톡방’이다. 최근 창동과 노원 일부 지역이 추가 신규 택지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자 1일 현재 1000여명으로 구성된 이 채팅방 참여자들은 담당 공무원의 연락처를 공유하며 민원을 넣는가 하면 청원을 독려하는 식으로 실력 행사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반발 심리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이다.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부지가 포함된 지방자치단체들은 물론이고, 검토 대상으로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해당 지역 주민들은 경악하고 있다. 부지로 선정되면 해당 지역을 비롯해서 주변으로 집값 하락이 가속화돼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서울 인근의 신규택지는 지자체 등과 협의해 교통망, 자족기능을 갖춘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전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2015년 카카오가 출시한 서비스인 카톡 오픈채팅방은 누구나 채팅방을 개설하고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장(場)이다. 기존 카톡과 달리 개인정보를 밝히지 않아도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 지인들하고만 연결할 수 있는 기존 채팅방과 달리, 채팅방 주소와 코드만 알면 얼마든지 방에 들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