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언론이 중국의 대두 굴기(崛起)가 시작됐다며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빠른 선제조치로 대두 시장의 피해를 최소화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11일 중국 관영 중앙(CC)TV는 미국과 무역전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대두 시장이 수입원 다양화와 대두 가공 기업의 기술 혁신으로 내년부터는 피해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싼량유그룹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산 대두를 단 1그램도 수입하지 않았다. 대신 기존 50% 수준의 브라질산 대두 수입량을 65%로 늘리고 기타 국가로부터의 수입량도 10% 늘렸다.
장리천(張利晨) 주싼량유그룹 부이사는 “올해 브라질산 대두가 풍년이라 이미 하반기 대두 수요량에 맞춘 대두의 수입을 모두 마쳤다”며 “내년에는 러시아와 캐나다의 대두 수입량을 크게 늘리면서 타격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러시아 아무르스키아농업종합사 관계자도 “중국 시장은 매우 넓기 때문에 러시아는 중국 시장과의 협력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고 CCTV는 주장했다.
CCTV는 또 미국산 대두의 수입원가 상승이 중국 대두산업에는 기회가 됐다고도 역설했다. 중국 정부가 대두산업에 대한 보조정책을 실시해 기본적인 식용유공급은 국내산 대두로 완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무역갈등의 충격을 최소화 하기 위해 대체 수입라인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기업 손실을 충당해주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대두 재배면적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두재배면적은 지난해에 비해 1000만묘(약 2억9000만평)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대두 가공 기업도 대두유를 대체할 수 있는 벼의 껍질에서 기름을 짜거나 낙화생기름을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는 중이다.
CCTV의 이 같은 보도는 최근 발표된 8월 중국 CPI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C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2.3%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 2.1%를 웃도는 수치다.
8월 CPI 상승률은 전달의 2.1%보다도 0.2%포인트 높아지면서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중국 물가상승 압력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상승률이 큰 돼지고기(6.5%) 물가 상승은 사료로 많이 쓰이는 미국산 대두 수입의 급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