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논설실] 미중 무역전쟁에 한국은 5G 눈치전쟁

오늘자 김창익 칼럼은 5G문제를 '사대(事大)'라는 국제질서와 연계해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사대는 섬길 사(事), 큰 대(大)라는 한자를 써서, 큰 나라를 섬기고 조공을 바치는 대신 그 보호를 받는 오래된 국제질서의 한 양상을 말합니다.



역사적 기억으로는 중국과의 사대가 매우 뿌리깊습니다. 삼국시대 무렵부터 생기기 시작한 '사대주의'는 고려, 조선을 거치면서 근린외교의 핵심 질서가 됐죠. '사대'라는 말만 들어도 솔직히 불쾌한 기분이 드는 까닭은, 중국의 힘과 권위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국가의 자주성이 사라지고 중국적 가치인 명분론이 극성을 부려 국가가 나약해지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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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더하여, 일본은 우리 강토를 침략하면서 우리가 원하지도 않는 '보호'를 하겠다고 억지로 조약을 맺습니다. 중국에 대한 조선의 사대를 벤치마킹해서, 강대해진 일본으로 '사대'의 방향을 틀도록 강제해버린 끔찍한 결과였습니다.


 

그 '사대'의 불편한 질서는 해방 이후 끝난 것이 아니라, 현재의 국제관계에서도 여전히 적용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특히 미-중-러-일 4개 강대국 사이에서 외교저울질을 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은 어쩌면 이전보다 더 치열한 '사대외교'의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IT과학부장인 김부장은, 5세대 이동통신인 5G의 선두주자인 한국의 이동통신사들이 세계 최강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의 장비를 쓰고 싶은데, 미국의 눈치를 보며 고민하고 있는 상황을 '현대판 사대'로 풀어냅니다. 한국 무역전쟁의 틈바구니에서 힘의 논리와 기업의 실리 사이에서 좌고우면하는 기업들이 딱해 보이기도 합니다. 이럴 때 국가는 뭘 하는가 싶어집니다.



백도어를 아십니까. 시스템 설계자가 임의로 응용프로그램이나 운영체제에 삽입하는 보안 해제 관련 프로그램 코드로, 사용자 인증을 거치지 않고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것입니다.



화웨이는 백도어와 관련해 의심을 받아왔죠. 화웨이 스스로가 열심히 해명을 하고 유럽 장비전문가들도 그런 문제가 없다고 보증을 했는데도, 미국은 '백도어'를 이유로 들면서 중국 장비 사용을 경고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내린 적도 없습니다. 그러니 기업들은 화웨이 장비를 써야할지 포기해야 할지 아직도 갈피를 못잡는 겁니다. 김부장의 마지막 말은 인상적입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사대의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어떤 실리를 얻었는지, 업계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말해보라. 그것을 위해 거란을 상대하던 고려의 서희처럼 자신의 무엇을 걸었는지 곱씹어 보라. 황창규, 박정호,하현회 같은 경영자가 유영민 장관을 사대하는 건 실리에 대한 기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칼럼읽기]보고 VS 공유, 당신의 조직은?



반바지 입고 출근한다고 혁신이 이뤄질리 만무하다.

최경희 튜터링 공동대표가 꼬집은 말입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대기업들이 혁신을 벤치마킹 한답시고 눈에 보이는 피상적인 것만 흉내내고 있는 상황을 보니 한심해 보였나 봅니다.
 

그는 '구찌'의 혁신 사례를 듭니다. 최근 들어 성장세가 가팔라졌고 매출 기록을 경신하게된 건 파격적인 실험이 가능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 실험은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모든 제품에 모피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밀레니엄 세대의 동물보호, 환경주의 가치를 채택한 거죠.

둘째는 여행 어플리케이션을 만든 것입니다. 이 또한 새로운 세대의 여행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겁니다.

세째는 리버스 멘토링이란 제도입니다. 3년전 취임한 마르코 비자리 최고경영자가 도입한 제도인데, 신입사원들이 경영자나 선배들을 가르치는 '거꾸로 멘토링'입니다. 이것은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을 바꾼 혁신입니다. 상명하달식의 기업고정관념을 파괴하고 하명상달을 실현한 것이죠.

이 대목에서 최대표는 스타트업의 경쟁력은 '보고'를 없애고, 팀을 중심으로 한 '공유'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서 나온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묻습니다. 당신 기업은 혁신기업입니까? 그렇다면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하십니까? 윗사람이 일장 훈시하는 형식으로 하십니까. 아니면 팀원들이 서로 토론하고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까.
 

[KT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