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장 코드인사" 여야, 운영위서 신경전…임종석은 정면대응

2018-08-2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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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성일종, 황수경 경질 논란 지적하며 '윗선 개입설' 비판

박경미 "대통령 인사권 침해 유감"…野 "품평 말라" 목소리 높아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8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2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통계청장 코드인사 논란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야당의 공세에 "조금이라도 개입한 흔적이 있다면 책임지겠다"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여야는 이날 오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업무보고를 하는 가운데 황수경 전 통계청장 및 강신욱 신임 청장의 인사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서민경제가 어려운 것을 정부가 인정하지 않고 잘못된 통계청 분석이라고 해선 안 된다"면서 "통계자료가 정부 소득주도 성장을 뒷받침하지 않을 수 있지만 통계는 과학이다. 남들은 2년 하는데 13개월밖에 안 한 통계청장을 경질한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황 전 청장이 '윗선 말을 잘 안 들었다'고 했는데 윗선이 누구냐"고 몰아붙였다.

임 실장과 장 실장 모두 '윗선 개입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임 실장은 "저는 전임 통계청장을 모른다. 통화한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장 실장 역시 "저도 통화한 적 없는 모르는 분"이라고 일축했다.

임 실장은 "우리 정부에서 지난해 5월 정권을 인수하면서 지난 정부 평균보다 3~4개월 준 것은 맞다"면서 "그러나 특별히 어떤 정치적 고려나 사건 때문에 인사를 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차관급 인사를 지난주 처음 발표했고, 계속 진행 중이다. 후속 인사도 더 예정돼 있다"면서 "과거에도 차관의 임기는 14개월 안팎이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황 전 청장 임명 당시엔 발탁 배경으로 '개혁 성향의 경제학자로서 소득주도성장 지원의 적임자'라고 하지 않았나"라면서 "강 신임 청장이 통계 전문가냐. 황 전 청장보다 나은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지적했다.

임 실장은 "강 신임 청장은 통계 분석을 중심으로 사회 문제를 다뤄온 경제학자"라면서 "두 분을 어떻게 단순비교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전임 청장도 개혁적인 분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치적 고려 때문에 누구를 임명하고 교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거듭 밝혔다.

여당이 청와대를 엄호하면서 여야 간 신경전을 벌어지기도 했다.

박경미 민주당 의원은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데 한국당이 전형적인 인사권 침해를 하고 있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수학자' 출신인 박 의원은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소득통계관과에 신뢰도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사교육비 조사만 해도 교육부에서 4만명을 샘플링 조사하는데 통계청에선 표본 수를 늘려도 8000명뿐이었다. 충분한 표본 수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추세를 보는 참고자료로 삼아야지 절대 진리인 양 한국 전체가 들썩할 일이 아니"라고 조목조목 따졌다.

그러자 김성원·김승희 한국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동료 의원의 질의에 대해 '유감'이라고 품평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성원 의원은 "각각 의원이 헌법기관으로서 국민 목소리 대변하는 걸 두고 일종의 품평하고, 유감이라고 하는 건 위원회의 정쟁을 일으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의원과 의원이 서로 다른 의견을 개진하고 논쟁하는 것은 정상적인 토론의 과정"이라고 맞서는 과정에 목소리가 높아졌으나,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대신 회의를 진행하는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중재하면서 일단락됐다.

한편, 황 전 청장은 지난 27일 이임식 후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질 사유와 관련해 "통계가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어쨌든 제가 그렇게 (청와대 윗선의) 말을 잘 듣는 편은 아니었다"고 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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