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분할사들 임단협 경과 제각각… 4사 1노조 체제 ‘흔들’

2018-08-2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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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건기는 임금인상, 일렉·중공업은 임금삭감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달ㅇ 19일 오후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현대중공업지주(옛 현대로보틱스) 등 기존 현대중공업에서 나눠진 4개 회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경과가 갈리며 4사 1노조 체제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커진다.

22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하계 휴가 이후 4개사의 임단협 경과는 크게 차이가 나고 있다. 올 상반기 실적이 좋았던 현대중공업지주와 건설기계의 경우 사측이 임금인상안을 제시하며 교섭에 속도를 내는 반면 영업이익이 축소된 현대일렉트릭과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의 경우 임금반납을 강하게 요구하는데다 유휴인력 방안 등의 문제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 사측은 지난 20일 교섭에서 노조에 △기본급 5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매출달성률과 영업이익률에 따른 성과금 지급 △격려금 100% 등의 내용을 제안했다. 노조는 이 요구안을 당장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오는 27일 교섭에서 진전된 협의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기계 역시 사측의 제시안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사측은 하계휴가 직전인 지난달 25일 △기본급 8만2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영업이익과 매출증감율에 비례한 성과금 지급 등의 안을 제시했다. 휴가 이후 지난 17일 교섭이 이어졌고 성과급과 단체협상 내용 등에 대해 세부적인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에 반해 현대일렉트릭과 현대중공업은 사측이 임금동결 및 경영정상화 시기까지 20% 반납이라는 초강수를 두고 있어 노사간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4일 21차 교섭이 파행한 이후 아직 단 한차례도 교섭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사측 위원들은 21차 교섭에서 고성을 지른 노조 교섭위원 교체를 요구하며 교섭 참여를 보이콧 하고 있다. 이로인해 지난 21일 예정된 교섭도 무산됐다.

두 회사는 임금 뿐 아니라 유휴인력 해결방안을 놓고서도 대립각을 세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해양플랜트 공장 가동중단으로 2000명 이상의 유휴인력이 발생했다. 사측이 무급휴직을 주장하는 반면 노조는 직무 전환과 유급휴직을 실시해야 한다고 맞선다.

현대일렉트릭 역시 중동시장 침체, 조선 시황 불황, 미국의 반덤핑 관세부과 등으로 유휴인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교섭에서 사측이 직무전환교육과 유급휴직 등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측과 노조의 시각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의 교섭은 연내타결 마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 노조의 4사 1노조 체제가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4사 1노조 체제에선 4개사가 모두 임단협을 가결해야 최종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현대건설기계가 임단협을 마무리 하더라도 현대중공업이 타결하지 못하면 노조원들은 임금 인상분 및 격려금 등을 받을 수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다른 회사인 분할사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다”며 “일부 회사의 임단협만 장기화될 경우 노노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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