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의 고금리 상품 취급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인한 수익 악화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지만,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에 반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단기대출인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등 고금리 상품 비중이 늘어났다. 이는 수수료율 인하뿐 아니라 최고금리 인하로 나빠진 수익 현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국민행복기금 사후정산금을 받아 발생한 일회성 이익을 제외해도 대부분 카드사의 순익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수수료가 없는 직불 결제 시스템 '제로페이' 등을 시행했고, 금융당국은 수수료율을 추가로 낮추려는 의지를 강하게 내보이고 있다.
문제는 카드사가 선택한 궁여지책이 고금리 상품이라는 점이다. 지난 2분기 롯데카드의 현금서비스 비중은 18.85%로 전 분기 18.65%보다 늘었고,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인 대출성 리볼빙은 2분기 21.07%로 전 분기 20.74%보다 증가했다.
신한카드 역시 2분기 현금서비스 비중은 19.92%로 전 분기(19.66%)보다 높았고, 대출성 리볼빙은 21.47%로 전 분기보다 0.03%포인트 늘어났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의 경우 2분기 현금서비스 비중이 각각 19.96%와 19.40%로 전 분기 대비 모두 소폭 올랐다.
금액 자체도 많아졌다. 올해 1분기 현금서비스 이용 실적은 13조3789억원으로 전년동기(12조7518억원) 보다 4.9% 증가했고,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2분기 역시 전년 동기보다 늘어났다는 관측이다.
현금서비스와 리볼빙의 경우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인 '22~24% 이하' 비중이 크다. 실제로 현금서비스의 경우 지난 6월말 기준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인 22~24% 이하 대출 이용 회원의 경우 KB국민카드가 49.67%, 삼성카드 49.44%, 현대카드 45.23%에 달했다.
대출성 리볼빙의 경우, 같은 금리 단계의 비중이 더욱 컸다. KB국민카드의 경우 대출성 리볼빙 이용회원 비중이 75.58%에 달했고, 신한카드가 52.82%, 롯데카드는 47.16%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현재 금융당국이 조사 중인 카드사 고금리 상품인 장기대출 카드론의 경우 22~24% 금리 비중이 가장 높은 카드사가 10%대에 그쳐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카드론 외에도 현금서비스, 리볼빙도 예의주시할 것이란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포용금융 정책 일환으로 고금리를 자제하라는 권고가 나왔던 만큼 카드사들의 고금리 상품을 다방면으로 주시하고 있다"면서 "불합리한 금리 산정 체계나 허위 안내 사안 등을 엄밀히 살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