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란과 미국 비핵화 요구에 공동대응 나서나

2018-08-0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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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북한 외무상 이란 방문 눈길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이란 방문 과정에서 두 나라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공동 대응에 나서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NBC 등 외신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만나 회담했다.
이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제재를 다시 부과한 다음날이다.

리 외무상은 7일에는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을 만났다.

리 외무상의 이란행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지난해 재선 뒤 첫 고위급 방문이다.

현지 신문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로하니 대통령에게 미국과의 핵 협상에 대해 설명을 했다.

북한과 이란은 수 십년 동안 외교관계를 유지해 왔다.

북한 전문가인 김수 전직 CIA 정보분석가는 NBC에 리 외무상의 이란 방문이 국제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지속하면서도 이란과 같은 나라와 동맹을 강화하는 두 갈래의 외교를 하고 있다.

김수씨는 NBC에 “북한은 미국과 게임을 하고 있다”며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동시에 구체적인 것은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5년 이란과의 합의를 철회하면서 이란은 북한에 지난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를 믿지 말라고 조언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9월 인터뷰에서 미국이 합의를 철회하면 누구도 미국을 다시 믿지 못하게 돼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며 국가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은 신뢰와 신용이라고 했었다.

북한은 지난해 대륙간탄도미사일 3기를 처음으로 발사하고 사상 최강의 핵실험을 실시하면서 기술적으로 중요한 단계에 도달했다.

북한은 트럼프 정부에서 총 23기의 미사일을 시험발사 했고 이 중 15기가 핵탄두 미사일과 관련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발사한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사상 최장 거리를 비행했다.

북한은 미국 본토 어디든 도달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분석가들은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미사일이 미국의 뉴욕이나 워싱턴을 타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거나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란은 핵 프로그램이 평화를 위한 것이라고 했던 반면 북한은 북미정상회담 이전 미국과 한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했었다고 NBC는 지적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NBC에 “북한과 이란은 핵과 미사일과 관련해 활발하게 협력해 왔다”며 “아마도 수년간 개방된 기밀 기술을 공유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최소한 1980년대 중반 이후 이란이 이란-이라크전에서 사용한 미사일을 포함하는 무기를 이란에 팔았다”며 “이란은 북한에 수익성 있는 나라다. 북한은 반미 극단주의 국가들과 동맹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협정을 최악의 거래로 부르면서 이란이 시리아 정부 레바논 헤즈볼라와 같은 지역 군사조직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었다.

미국은 이란이 합의에는 들어 있지 않은 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란은 미사일이 핵무기를 장착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회 결정에 대해 이란이 역사적인 합의에 따라 국제 감찰에 응하고 핵 프로그램을 축소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협정이 작동하고 있는데도 수년간 걸린 협상을 통한 합의를 철회하면서 트럼프 정부가 이란이 협상장에 나오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회 이전 엠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수상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수상,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그의 우려를 이란의 미사일을 제한하고 기존 협정을 연장하는 한편 테러 지원에 맞서는 측면 협상을 통해 다루는 재량을 줄 것을 요구했었다.

철회 당시 영국 외무부 장관이던 보리스 존슨은 영국과 다른 유럽 국가들이 핵협정에 대해 안보에 필요하며 이를 지원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었다.

관계 호전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미국의 제재 국가로 남아 있다.

김정은 정부와 같이 이란도 제재가 협상과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6일 연설을 통해 “협상과 제재가 동시에 이뤄지는 것은 무의미하다”라며 “누가 경쟁자나 적 앞에서 팔에 칼을 들이대고 대화하자고 하면 먼저 칼을 주머니에 집어 넣고 협상장에 오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밝혔다.

리용호 외무상도 비핵화 협상을 하면서도 제재를 유지하는 트럼프 정부를 거세게 공격했다.

리 외무상은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안보 포럼에서 북한이 일방적으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협상 중에 신뢰를 쌓는 방안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뢰는 하룻밤 사이에 생기는 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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