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난립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않게 나타나고 있다. 일부 거래소의 경우 등락폭을 수천 퍼센트(%)로 보이기 위해 고의로 조장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빗이 가상화폐인 엔크립젠의 상승폭을 인위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고의로 시가를 고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날인 7일 오후 3시30분 가격은 1865원이다. 전일 기준으로 따지면 오히려 3.21%(60원)가 하락한 수치다.
2000%의 상승률이 나온 이유는 전일종가가 68원으로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 가격은 지난 2일 오전 10시경 가격으로 현재까지 변화가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한 답변을 듣기 위해 코인빗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상승폭을 크게 부풀리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만일 의도되지 않았다 해도 거래소의 경우 정확성이 생명인 데 반해 이같은 오류를 수정하고 있지 않은 것은 그만큼 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코인빗은 입출금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중인 상황이다. 거래소 이용자들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은 코인판 등에 “출금을 신청했는데 취소됐다”, “출금을 신청했는데 돈이 입금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있다. 직접 찾아가겠다는 글도 있다.
거래소들의 난립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해킹으로 인한 피해다. 지난해 코인레일은 해킹으로 인해 40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야피존과 유빗도 각각 55억원, 172억원 상당을 도난당했다. 국내 최대 거래소인 빗썸 역시 해킹피해를 본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가상통화 관련 긴급대책’을 마련한 데 이어 후속조치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주도하는 가상화폐거래소 보안책을 내놓은 상태다. ISMS 인증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는 정보통신망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기술적, 물리적, 관리적인 부분까지 아우르는 정보보호 인증 제도다. 보안 수준에 대한 신뢰성을 국가로부터 인증 받는다.
하지만 의무대상에 포함된 곳은 빗썸과 업비트·코인원·코빗 등 4개 거래소 뿐이다. 즉 나머지 군소 거래소들의 경우 별다른 조치가 없어 사실상 방치상태에 놓여 있다는 얘기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이들을 규제할 수 있는 관련 법안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일부 군소 거래소의 경우 가격을 띄운 후 한탕을 노리는 세력들의 투기장으로 이미 변질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