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백신스캔들'에 "부실 시스템·만연한 부패가 원인" 주장 나와

2018-07-3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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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지난 백신 버젓히 판매하는 관행 만연해"

中 엉터리 백신 파동 '일파만파'…제조업체 일제점검. 지난 24일(현지시간) 중국 안후이성 화이베이의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 직원들이 광견병 백신을 점검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불량 백신 사태의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전국 제약업체들을 대상으로 백신 생산 전반에 대한 일제 점검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중국을 뒤흔든 백신 스캔들은 부실한 백신 관리 시스템과 만연한 부패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중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백신 제조업체인 '우한(武漢)생물제품연구소'에서 생산된 불량 DPT 백신이 지난해 허베이 성, 충칭(重慶)시에 40만 개나 판매됐고, 허베이 성에선 14만3941명의 어린이가 불량 백신을 접종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백신 업체 '창춘(長春)창성(長生) 바이오테크놀로'사의 불량 DPT 백신 25만2600개도 산둥(山東)성 21만5184명의 어린이에게 접종됐다.
SCMP는 익명의 제보자를 인용해 "중앙 정부가 예산을 할당해도 지방의 질병통제센터에는 예산이 거의 돌아오지 않는다"며 "맹물을 주사기에 넣어 광견병 백신이라고 환자에게 처방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해당 제보자는 "환자에게 유료 백신 접종을 하도록 강요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만약 모든 사람이 무료 백신을 맞으러 온다면 지방의 소규모 질병통제센터는 어떻게 운영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특히, 말라리아 백신은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이 많지만 설사 환자가 발생해도 처벌이 두려워 중앙에 보고조차 하지 않는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백신 스캔들의 당사자인 창성 바이오를 비롯해 수많은 제약회사가 백신 제조 날짜와 관련 데이터 등을 조작해 유통기한이 지난 백신을 버젓이 판매하는 관행도 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이번 불량 백신 사태가 일회성 사건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중국 국민은 믿지 않는 분위기다. 10년 전에도 산시(山西) 성에서 뇌염 백신 등을 접종했다가 4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감독 당국 관계자는 처벌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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