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백신' 이어 '가짜의사'…中 잇단 의료스캔들에 몸살

2018-07-3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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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검진, 의사 명의 도용 논란 불거져

매출 1조원대 상장사, 보건당국 징계 받아

창성바이오 사태로 민심 격앙, 추가 악재

[사진=바이두 캡처]


최근 '불량 백신' 사태로 몸살을 앓는 중국에서 '가짜 의사' 논란까지 불거졌다.

건강검진 결과 '정상' 진단을 받은 고객이 말기 암 환자로 밝혀진 데다, 해당 진단서가 이미 사망한 의사의 명의로 발급됐다는 것이다.
의혹의 중심에 선 업체가 연매출 1조원 이상의 상장사라 파문이 커지고 있다.

30일 바이두·소후 등 중국 대형 포털 사이트와 웨이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메이녠젠캉(美年健康), 사람이 죽어도 너는 돈만 벌면 되지'라는 제목의 글이 급격히 확산됐다.

중국 건강검진 전문기업인 메이녠젠캉의 전 직원이라고 밝힌 필자는 "올해 1월 검진 결과 '정상' 소견의 진단서를 받은 한 고객이 다른 공립 병원에서 말기 암 환자로 확진됐다"며 "건강검진 후 4일 만에 병원에 입원해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필자는 "이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가 누군지 조사했더니 지난해 3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며 의도적으로 명의를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검진센터 내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를 조작하는 인력 중 상당수가 무자격자"라고 폭로했다.

이 같은 내용이 중국 주요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이날 오전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메이녠젠캉의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며 곤두박질쳤다.

메이녠젠캉의 지난해 매출은 62억3300만 위안(약 1조215억원), 당기순이익은 6억1400만 위안(약 1006억원)으로 중국 내 최대 건강검진 전문기업 중 한 곳이다. 현재 운영 중인 건강검진센터만 600개 이상이다.

메이녠젠캉 측은 즉각 성명을 내고 "해당 고객이 신청한 건강검진 항목에 암 진단은 포함되지 않았고 각 센터의 의료 인력은 모두 국가가 발급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악의적인 루머에 대해 법적으로 대처하겠다"며 공안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메이녠젠캉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회사 내 의료 인력이 2015년 7922명에서 2016년 9931명, 지난해 1만7239명으로 급증하는 과정에서 전문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 6월 후난TV의 한 고발 프로그램에서 후난성 내 메이녠젠캉의 한 분원을 대상으로 잠입 취재를 벌인 결과 자격증 없이 MRI 등을 다루는 실태가 드러났다. 이 때문에 현지 보건 당국으로부터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소식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생사를 다루는 기관이 어린애 장난처럼 운영되고 있다. 관련 당국은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모든 것이 가짜인 우리나라" 등의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창성(長生)바이오 사태가 불거지면서 의료 분야의 수많은 부패가 함께 드러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달 중순 보건 당국의 발표로 창성바이오가 공급한 불량 백신이 수십만명의 영유아에게 접종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전역에서 민심이 들끓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까지 나서 엄단을 주문했을 정도다.

창성바이오 본사가 소재한 지린성 창춘시 공안국은 전날 가오쥔팡(高俊芳) 창성바이오 회장 등 불량 백신 사건에 연루된 임직원 18명에 대한 체포동의를 검찰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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