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일자리창출·투자 앞장... 일각 “너무 이르다” 우려 목소리도

2018-07-3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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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 M16 공장 건설 3조5000억원 투자.... 삼성전자도 곧 발표

재계, 시장 상황 불확실... "좀 더 신중해야 "

[사진=아이클릭아트]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대규모 투자안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일자리창출 등 국내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2020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3조5000억원 규모의 경기도 이천공장 신규 반도체 라인 증설 방침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도 이번 SK하이닉스 투자에 버금가는 투자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내년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중국 반도체업체들이 생산을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조금 이른 감이 있지 않으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도 조만간 중장기 투자 계획 발표할 듯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조만간 중장기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내부 검토를 거쳐 경제 관련 부처들과 조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내부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부회장이 구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회동에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지난 9일 인도 스마트폰 신공장 준공식에서 만나 국내 투자와 고용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인도 국빈 방문 중에 이 부회장에게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앞서 SK하이닉스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천 본사에 ‘M16 공장’을 세운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 등 경쟁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굳건한 우위를 지켜 나가려는 포석이다.

서울대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신규 공장 건설로 올해 말부터 2026년까지 80조2000억원의 생산유발과 26조20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34만8000명의 고용창출 등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경영보다는 경기활성화에 방점?... 일각에선 우려 시선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근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경영보다는 경기활성화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게 아니냐며 근심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D램 등 메모리반도체의 가격이 조정국면에 들어선 데다 중국 반도체업체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좀 더 관망할 필요가 있지 않으냐는 지적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 책임에 대해 강조를 하는 분위기이다 보니, 양사가 이를 경영논리보다 앞세울 가능성도 있다”며 “설비에만 ‘조' 단위의 비용이 수반되는 반도체 투자와 관련해선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23일 D램(DDR4 8Gb 2133·2400MHz 기준) 현물가격은 7.95달러로 6개월 만에 처음으로 8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D램 가격이 지난해와 같은 상승 추세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들어섰다는 게 반도체 업계의 중론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최근 D램의 가격하락세는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라며 "염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내년 상반기부터는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오는 4분기부터 6% 내외의 D램 평균 판가 하락이 예상된다”며 “이럴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근 실적 상승세도 꺾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M16 공장의 건설 계획을 발표하며 향후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추가적인 장비 반입에 얼마나 투입할지 언급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청주 M15 공장을 세울 것을 공표하며 용도(낸드플래시)와 추가적인 비용(15조원 규모)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과도 사뭇 대조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전향적으로 나서는 만큼 정부도 이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최근 중국 업체들이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을 빠르게 추격해오는 것도 현지 당국의 정책적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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