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소상공인을 괴롭히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면서 인건비 문제를 피해가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최저임금 인상률을 재심의해야 한다고 공격하는 모양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그동안 소상공인 문제의 본질은 살인적 임대료와 고질적 갑질 구조가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특히 최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6대 민생법안 처리를 촉구하면서 중소자영업자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국회에는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기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 △권리금 보호 대상에 전통시장 포함 △환산보증금 제도 폐지 △상가건물 철거·재건축 시 임차인에 대한 보상권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이 제출돼 있다.
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에 단체교섭권을 부여하고, 광고나 판촉행사 때 가맹점주가 사전 동의하도록 하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있다.
당은 아울러 대형사업자보다 소상공인에 대한 카드수수료가 더 높은 '역진 현상'을 어떻게 해결할지, 또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이 소상공인에게 전가되는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 등을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한국당 의원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고 최저임금 재심의를 주장했다.
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과 관련한 이의 제기가 '이유 있다'고 인정될 경우 최저임금위에 재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다만 1988년 이후 이의 제기는 모두 23건에 달했지만, 이들에 대한 노동부의 검토 결과는 모두 '이유 없다'로 나와 지금껏 노동장관이 최저임금위에 재심의를 요청한 사례는 전무하다.
또 한국당은 소상공인과 대기업·대형 노조 간 힘의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점에 공감대를 가지고 '소상공인 단체협상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 소상공인특위가 지난 19일 소상공인들과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임명된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이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일부 의원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6·13 선거 참패 이후 당 재건에 나선 비대위는 현 정부의 경제 실정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이탈한 민심을 끌어오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국당 비대위원으로 임명된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은 전날 열린 비대위 첫 회의에서 "소상공인이 겪는 많은 어려움을 한국당과 함께 정책적으로 풀어가면서 소상공인·노동 취약계층이 당에 유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소상공인들이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관련 정책이 다뤄지기 위한 기본 전제인 '소상공인 기본법' 제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소상공인 단체의 반발 기류는 이제껏 정부·여당이 그들의 문제에 손 놓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다들 원칙적으로는 최저임금 이전에 임대료나 카드 수수료, 본사 갑질이 근원적 문제라는 데 공감이 있다"면서도 "정부가 그동안 이 문제에 소홀히 했던 부분에 대해 불만이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전날 8월 임시국회를 열어 규제혁신 관련법과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 지원법 등 시급한 민생경제 관련 법안을 처리하고 이를 위해 민생경제법안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민생경제법안 TF에는 여야 교섭단체 3당의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여한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 조정회의에서 "영세상인과 소상공인들이 마음 편히 장사할 수 있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도 8월 중 처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