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공현우(쿵쉬안유) 부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외교부 대표단이 25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짧게 전했다. 방북 이유나 일정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쿵 부부장은 평양 방문 동안 북·미 간 북핵 협상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설명하고, 유엔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북측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6·25 정전협정 체결 65주년 기념을 겸해 방북함에 따라, 정전협상 논의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종전선언이라는 구체적 이슈와 평화체제 구축과정의 초입단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한 바 없는 중국이 시급성을 따져 평양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이 바빠진 것은 종전협정 논의에서 소위 '차이나 패싱'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 실장은 "남북한보다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문제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다 보면 정세변화 과정에서 지난번처럼 '차이나 패싱'이라는 오명을 받을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경우, '종전선언은 3자 혹은 4자'라는 모호성 때문에 공식 입장을 내놓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계산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자 종전선언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계산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종전선언과 관련, "중국과도 처음부터 계속 긴밀히 협의해왔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사실상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추진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같은 날 중국 외교부도 한반도 종전선언 참여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반도에서 전쟁 상태를 멈추고,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대"라며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주요 관련국이자 정전협정 체결 참여국으로 마땅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주한 중국대사관도 바빠진 모습이다.
한 소식통은 "중국대사관 측에서도 강 장관의 발언 이후 (한국이 생각하고 있는) 종전선언의 의미에 대한 파악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