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과 플라스틱 등 1회용품 사용이 전 세계적인 환경문제로 대두되면서 우리나라도 환경부를 주축으로 집중 단속에 나섰다. 다만 소비자 인식 개선이 따라오지 못한 상황에서 ‘공급자’ 쪽에만 의무를 지워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커피·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1회용 컵 단속으로 개인 커피숍이나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은 소비자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A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매장 안에서는 플라스틱 컵을 쓰지 못하도록 지점마다 교육하고 있고, 소비자에게도 최대한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도 매장에 잠깐 머물다 나갈 건데도 다회용 컵을 써야 하느냐는 소비자 항의가 빗발친다”고 토로했다.
B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작업량도 늘었다. 그 많은 다회용컵은 누가 다 설거지를 하겠나. 개인 텀블러를 가져오더라도 기본 물세척을 서비스로 제공하기 때문에 이 역시 직원들의 일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환경부의 1회용품 줄이기 이벤트에 참여한 한 소비자는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했는데, 머그컵 사용을 권장해도 1회용 컵을 받아가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업체보다 이용객들의 사고개선이 더 요구된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탓에 일각에선 다(多)회용과 1회용 컵 사용 간 음료 가격을 1000원 이상 차등을 두면 정책이 좀 더 빨리 정착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다회용컵 사용 권고 또는 개인 텀블러 사용 시 200~400원 할인 혜택을 주는 정책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롯데리아와 크리스피크림 도넛, 엔제리너스를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GRS) 관계자는 “가격적인 부분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근본적인 소비자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시간은 걸리겠지만 기업이 앞장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롯데GRS는 플라스틱 빨대와 뚜껑이 필요없는 컵을 개발해 다음달 중순 엔제리너스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커피전문점 이디야도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물질을 찾는 중이다. 이디야 관계자는 “찬 음료에도 견딜 수 있는 소재로, 전국 2200개 매장에 납품이 원활한 공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