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0일 청와대가 박근혜 정부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의 세부 내용을 공개한 데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해당 내용에 대해 ‘경악할 일’이라며 책임자 엄벌을 촉구했다. 반면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반발했다.
김 대변인은 “만약 이 문건에 따라 계엄을 발동했다면 얼마나 많은 무고한 목숨이 80년 5월처럼 쓰러져 갔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군의 정치개입과 쿠데타 음모를 이번 기회에 발본색원해 다시는 이런 무도한 일을 획책할 수 없도록 단호히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별수사단은 한 점의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고, 국민들에게 총부리를 들이대려 했던 당시의 책임자들을 반드시 엄벌해야 할 것”이라며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황교안 국민총리는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도 철저히 수사해 책임의 소재를 분명히 가려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이용주 평화당 원내대변인 역시 “너무나 충격적이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돌이켜볼 때 아찔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비상사태에 대한 대비를 넘어 5·16, 12·12, 5·18을 연상시키는 쿠데타 음모를 추진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불법적 행위를 일삼고 기무사 고유의 권한을 심각하게 넘어선 이번 사태에 대해서 특별수사단의 수사를 엄중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문건은 대한민국을 군부독재 시대로 되돌리는 군사 내란을 획책했다는 사실을 뚜렷하게 알려주고 있다”며 “문건의 내용 하나하나가 어안을 벙벙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최 대변인은 “이런 천인공노할 음모를 꾸민 이들을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수사 당국은 조속히 수사를 진행하고, 이 같은 음모의 정점에 존재하는 ‘내란의 수괴’를 하루빨리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한국당은 문건에 구체적인 역할이 명시된 만큼 계엄 준비에 관련돼 있다는 국민적 의혹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진행될 수사에 적극 협조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면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이 직접 문건을 보고받고, 청와대 대변인이 관련 내용을 선별적으로 공개하는 상황에서 독립 특별수사단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청와대를 비판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기무사 문건 관련 정권의 행태는 과연 진실을 규명하고 군을 개혁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정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청와대가 나서면 나설수록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그 누구보다 독립 특별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며 “한국당은 문건 관련 내용의 진상 규명과 함께 군 내부 문건이 무분별하게 유출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특별수사단에서 당연히 발표돼야 할 문건을 청와대가 나서서 발표하는 것은 최근 최저임금 문제로 대통령 지지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정치적 술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