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축구명문 아스널도 속았다" 비야디 ‘광고스캔들’ 논란 확산

2018-07-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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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디 임원 사칭해 3년간 1800억원어치 광고계약 체결

비야디, 광고대행사, 용의자 각자 주장 달라

미궁에 빠진 비야디 광고스캔들…'진실게임'되나

비야디 [아주경제DB]


중국 토종 전기차 공룡 비야디(比亞迪)가 ‘광고 스캔들’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가뜩이나 전기차 보조금 축소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비야디에겐 또 다른 악재가 되고 있다. 

비야디 광고스캔들은 리줸(李娟)이라는 광고중개인이 지난 3년간 비야디 임원을 사칭해 수십개 광고대행업체와 약 11억 위안(약 1800억원)어치 광고 홍보 계약을 체결한 사기사건이다. 영국 프리미엄 축구구단인 아스널도 비야디 광고스캔들 피해자로 알려지며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비야디는 수차례 성명 발표를 통해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시장은 비야디도 사건에 연루됐을 것이라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중국 21세기경제보 등 현지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비야디는 지난 16일 성명을 발표해 리줸이 비야디 임직원도 아닌 무관한 인물로, 그에게 비야디 명의로 그 어떤 경영활동이나 비야디 대신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리줸이 위조된 회사 인감을 가지고 비야디 명의로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는 엄연한 범죄행위로, 상하이 공안당국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상하이 공안당국은 리줸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며 비야디는 피해자로서 각 관계자들과 경찰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관련 회사들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며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도 전했다.

비야디에 따르면 리줸은 과거 비야디를 찾아와 자신을 ‘상하이위훙’ 광고대행사 관계자라고 소개하면서 비야디를 위해 무료로 광고 홍보를 해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리줸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사실은 비야디 직원이 아니며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은 비야디 내부에 베일에 싸인 주주 천전위(陳振宇)라는 인물로부터 사주를 받았다는 게 리줸의 주장이다. 리줸에 따르면 천전위는 비야디 그룹 부총재급 인물에게 직접 보고까지 하는 높은 사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천전위로부터 사기를 당했으며,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광고대행사들도 자신들은 리줸이 비야디 직원인 줄 알고 사비를 털어가며 비야디를 위해 광고홍보를 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광고대행사들이 광고를 수주하면 우선 자비를 털어 광고를 제작한 후 나중에 광고주로부터 후불로 광고비를 받는 관례가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관련 피해액만 약 11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광고대행사들은 실제로 리줸이 진행한 계약은 모두 비야디 산하에서 실제 진행된 광고 홍보업무로, 비야디가 리줸의 사기 행각을 몰랐을 리 없다며 사전에 알고도 모른 척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광고대행사들은 비야디를 '천하의 날도둑'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21세기경제보는 비야디, 리줸, 광고대행사 중 누가 거짓말하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며,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비야디 광고스캔들엔 영국 프리미엄 축구구단 아스널까지 연루된 상황이다. 비야디와 아스널과의 스폰서 계약 체결 과정에서 리줸이 중개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아스널 공식 스폰서로 활동한 비야디. [사진=비야디,아스널]


실제로 비야디와 아스널은 지난 5월 공식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스폰서 계약 체결식 행사장에는 비야디 고위급 인사들도 참석했다. 그런데 문제는 비야디가 스폰서 계약 체결액을 120만 위안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스폰서 계약 체결액은 5000만 위안이라는 것이다.

비야디는 리줸이 120만 위안이라는 저렴한 우대 가격에 아스날과의 스폰서 계약 체결을 도와주겠다고 해서 리줸과 상하이위훙 측에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비야디와 아스널 간 스폰서 계약 체결액이 5000만 위안에 달했다는 것이다. 아스널 측도 현재 비야디 스폰서 로고 등을 일제히 삭제하고 관련 사건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비야디]

이번 광고스캔들 연루 여부와 상관없이 비야디 브랜드는 커다란 손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광고스캔들로 비야디 주가는 3거래일에 걸쳐 5% 이상 곤두박질쳤다.

비야디는 최근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감축에 실적도 악화일로에 있다. 비야디는 올 상반기 비경상손익을 제외한 순익이 약 3만~5만 위안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1분기 매출은 247억38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4% 늘었으며, 비경상손익을 제외하고는 약 3억2900만 위안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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